‘시스템 에러 수정’ 3안타로 돌아온 타격머신 “우리 팀 1등해야 한다 자존심이란 없다”[SS인터뷰]

윤세호 2023. 6. 15.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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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김현수가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 4회말 1사 삼성 선발 황동재를 상대로 솔로 홈런을 치고 있다. 김현수의 시즌 2호 홈런. 2023. 6. 15.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기자]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한 시즌 초반이다. 늘 최고의 타자로 활약했던 그가 이례적으로 긴 슬럼프를 겪었다. 부상이 없음에도 3연전 내내 벤치에 앉기도 했다. 그리고 다시 정상궤도에 올랐다. LG 김현수가 홈런 포함 3안타 경기로 팀의 9-3 완승을 이끌었다.

김현수는 15일 잠실 삼성전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솔로포 포함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4회초 솔로포로 약 두 달 만에 홈런을 추가했고 8득점 빅이닝이 된 6회말에는 좌전 안타와 적시 2루타로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LG는 이날 승리로 4연승에 성공했고 14일 만에 선두 자리를 탈환했다.

다음은 경기 후 김현수와 취재진 일문일답.

-타격감이 돌아온 것 같다. 타격 포인트도 앞으로 왔다. 지금 타격 컨디션이 어떤가?

내 스윙을 못한 게 가장 큰 문제였다. 스윙만 되돌릴 수 있으면 언제든 타격감은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 허리가 아팠을 때 힘을 못 받는다고 생각하고 나도 모르게 많은 변화를 줬다. 이후 허리가 회복했는데 그 때 했던 변화들로 인해 많은 게 꼬였다. 쓸데없는 곳에 힘을 많이 주고 왼쪽 어깨를 빨리 썼다. 누가 봐도 내 스윙을 못했었다. 내 스윙이 되면서 포인트도 자연스럽게 앞으로 왔다.

-지금 허리 상태는 100%라고 보면 되나?

완전 좋다. 처음에 아팠을 때 3주 걸쳐서 치료를 받았고 지금은 완전 괜찮아졌다. 허리가 다 나은 다음에 오히려 허리를 너무 사용하려 했던 적도 있었다. 그래더 더 안 좋아지기도 했다.

-올해 참 생소한 경험을 많이 했다. 건강함에도 불구하고 3연전 내내 라인업에서 제외되고 벤치에 앉은 적도 있었다. 그 시간들이 어떻게 다가왔나?

처음이었다. 힘들다고 생각하면 한 없이 힘든 일이지만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만일 그 때 야구가 싫어졌다면 어떻게 됐을지 몰랐지만 그렇게 야구가 안 되고 있었음에도 야구는 전혀 싫어지지 않더라. 오히려 더 야구를 매일 보고 싶고 매일 하고 싶었다.

LG 트윈스 김현수가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 4회말 1사 삼성 선발 황동재를 상대로 솔로 홈런을 치고 박용근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김현수의 시즌 2호 홈런. 2023. 6. 15.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그럼 그 시간에 야구에 대한 간절함이 더 강해졌나?

항상 간절했기 때문에 더 간절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일단 내려놓으면서 뭐가 문제인지 계속 알아내고 싶었다. 이러면서 더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도 했다. 베테랑이지만 아직 야구 해야할 날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당시 경험이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되지도 않을까 생각한다.

-다시 슬럼프에 빠졌을 때 대처법 같은 것도 생겼다고 볼 수 있나?

나는 슬럼프에 빠질 때마다 변화를 많이 주는 스타일이었다. 배트도 바꾸고 장비도 많이 바꾸곤 했다. 그런데 이번 경험을 하면서 느낀 가장 중요한 점은 멘탈이었다. 내 자신도 모르게 위축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미디어에서 여러가지 이야기도 나오고 야구장에서 안 좋은 소리도 들릴 수 있다. 그럴 때마다 위축되고 점점 더 소심해졌다. 안 될 때도 이를 잘 피하고 지킬 것은 지켜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LG 트윈스 김현수(오른쪽)가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 4회말 1사 삼성 선발 황동재를 상대로 솔로 홈런을 치고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김현수의 시즌 2호 홈런. 2023. 6. 15.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며칠 전에 16년 만에 희생번트를 댔다. 김현수가 번트라니 자존심 상하지는 않았나?

자존심을 생각할 때가 아니다. 우리 팀이 1등을 해야 하는데 자존심이란 없다. 야구를 하면서 자존심을 세울 거면 은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야구장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자존심을 내려놓고 해야 한다. 당시 감독님께서 타석에 들어서기 전에 번트에 대한 얘기를 해주셨다. 수석코치님도 3루수가 뒤에 있으면 한 번 해보라고 하셨다. 그래서 무조건 번트 댄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갔다.

-당시 3루수가 꽤 앞에 있기는 했다.

나름대로 머리를 굴려봤다. 왼손 이승현 선수 공이 커터성으로 휘어들어온다. 이 공을 1루 쪽으로 번트 댈 실력이 나는 없다. 1루 쪽으로 대면 무조건 플라이 아웃이었다. 그래서 3루와 투수를 봤다. 3루수가 아직 경험이 많은 선수가 아니니까 무리해서 2루로 승부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3루쪽으로 번트를 댔다.

LG 김현수가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삼성전에서 8회말 희생번트를 대고 있다. 사진제공 | LG 트윈스


-지난주 고척 3연전 내내 경기에 나가지 못했다가 주말 3연전 대전부터 경기에 나갔다. 당시 느낌이 어땠나? 굉장히 오랜만에 경기를 한 느낌이 들었을 것 같은데.

그렇다. 좌익수로 나가는데 3루 더그아웃에서 좌익수까지 거리가 정말 멀더라. 타석에서 1루로 뛰는 데 베이스도 못 밟을 뻔했다. 그 때 안타도 치고 굉장히 신났다. 이번 경험을 통해 야구가 더 재미있어지지 않았나 싶다. 한편으로는 내가 매일 경기에 나가다 보니 이렇게 재미있었던 것을 조금 놓치고 있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팀이 다시 1위로 올라섰다. 늘 마지막까지 해봐야 결과가 나오긴 했는데 지금까지 팀의 느낌은 어떤가?

우리 팀 정말 좋다. 선수들 다 좋고 잘 한다. 이 분위기를 계속 살리고 싶다. 그런데 아직 한 경기보다 할 경기가 많이 남았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 아직 할 경기가 더 많기 때문에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불펜진 기둥 역할을 하는 투수들이 젊은 편이다. 이 선수들의 기가 더 살면 우리 불펜은 더 좋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LG 트윈스 오스틴(오른쪽)이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 6회말 무사 1루 상황에서 삼성 홍정우를 상대로 동점 2점 홈런을 치고 김현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오스틴의 시즌 8호 홈런. 2023. 6. 15.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올해 지명타자로 유독 많이 나가고 있는데 적응은 되고 있나?

수비를 해야 호흡도 하면서 좋아지는 것은 맞는 것 같다. 그래도 지명타자에 최대한 적응하려고 여러가지를 하고 있다. 여기저기 왔다갔다 하고 잘 앉지 않으려 한다. 스윙도 많이 하고 있다. 아직 적응이 됐다고 할 수는 없다. 더 열심히 이거저거 해야 할 것 같다.

-4월에 4할을 쳤다가 이렇게 됐다. 원래 기록을 쫓는 스타일은 아니긴 했지만 개인성적에 대한 욕심은 없을 것 같다.

개인성적은 상관없다. 그런 것 쫓는 스타일도 아니다. 일단 경기 많이 나가고 잘 해서 막판에 우리 팀이 1등에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우리가 1등 하는 게 제일 좋은 일이다.

LG 트윈스 오스틴(왼쪽)이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 6회말 무사 1루 상황에서 삼성 홍정우를 상대로 동점 2점 홈런을 치고 김현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오스틴의 시즌 8호 홈런. 2023. 6. 15.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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