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가기도 꺼려지던 동네인데…초고층 메타밸리로 거듭 나는 용산
공실 60% 달할 정도로 노후
메타버스·정보통신기술 등
스타트업 창업요람으로 육성
용적률 1000%이상 허용방침
녹지비율 50%로 높이기로
입주기업 직원에 주택 특공

서울시는 용산전자상가를 인공지능(AI)·정보통신기술(ICT) 등 미래산업 중심의 벤처지구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재개발 건축물의 용적률을 1000% 이상 허용할 방침도 세웠다.
서울시는 15일 이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한 ‘용산 국제업무지구·전자상가 일대 연계 전략’을 발표했다.
용산전자상가는 1985년 전기·전자 업종을 육성하겠다는 정부 정책의 일환으로 조성됐다. 개인용 컴퓨터가 보급되며 1990년대 호황을 맞았지만 2000년대 들어 모바일 기기와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되며 상권이 점차 쇠락했다.
이번 개발 청사진의 핵심은 근처 용산정비창(용산국제업무지구)과 연계성이다. 서울시는 용산전자상가와 국제업무지구와의 인접성에 주목해 이 일대를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용산전자상가 일대의 미래 비전은 ‘용산 메타밸리(Meta-Valley)’로 정했다.
시 관계자는 “미래 산업 구조가 AI, 가상현실(VR), 확장현실(XR), 메타버스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만큼 이에 맞는 공간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라며 “국제업무지구에 들어설 글로벌 기업과 용산전자상가의 스타트업을 매칭해 미래산업의 창업 요람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용산전자상가 재개발 과정에서 새로 지어지는 건물 공간의 30% 이상을 미래산업 용도로 쓰도록 의무화했다. 구체적인 미래산업 종류는 전자부품과 컴퓨터, 영상·음향, 통신장비 제조업, 컴퓨터 프로그래밍, 정보통신 방송·서비스업, 소프트웨어 및 디지털콘텐츠업 등이다. 만약 건물 면적이 1000㎡라면 이 중 300㎡ 이상은 반드시 나열된 업종과 관련된 시설로 써야 한다.
만일 ‘30% 의무 비율’을 넘겨 더 많은 신산업 시설을 유치하면 추가적인 용적률 규제 완화도 제공한다. 여기에 혁신적인 디자인을 도입하거나 제로에너지빌딩(ZEB) 등을 활용하면 1000% 이상의 용적률을 적용받을 수 있다.
서울시는 이에 따라 공공기여 부담은 27%에서 18%까지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용산전자상가는 ‘유통업무시설’이란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돼 있다. 도시계획시설은 부여된 기능 이외의 용도로 활용될 때면 토지면적의 약 20~30%를 도로나 공원 등으로 국가에 기부채납하도록 되어 있다.
공개공지와 건축물 저층부에 입체 녹지를 조성한다면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발표됐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 용산전자상가 일대와 용산국제업무지구, 용산역까지의 녹지비율을 50%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경부선 철도와 따로 떨어져 있는 상가 때문에 불편한 보행동선을 편리하게 만드는 방안도 포함됐다. 전자랜드, 나진상가, 선인상가, 원효상가 등 이 일대 건물은 입체적 보행통로로 연결한다.
시 관계자는 “국제업무지구와 용산역까지 보행 통로를 만들어 지역의 연계성을 더욱 강화시킨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직주혼합을 실현하는 미래형 도심 주거지역으로 조성하기 위해 주거용 건축은 용적률의 50% 이하로 허용한다. 조성되는 주택의 일부는 ‘창업지원주택’으로 특별공급한다. 용산전자상가 일대에 자리잡는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 직장인이 우선 거주할 수 있도록 검토할 방침이다.
용산개발의 마중물 격인 용산정비창(국제업무지구)과 용산전자상가 개발 밑그림이 구체화 되면서 나머지 용산개발 계획의 진행과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용산개발 계획은 용산정비창~용산전자상가 개발뿐만 아니라 여러 계발 계획이 연동돼 있다. 용산공원과 주변지역을 개발하는 계획, 서울역~용산역~한강으로 이어지는 경부선 지하화를 전제로 한 일대 개발 가이드라인 등이 대표적이다.
국토교통부는 우선 용산공원과 주변 업무지구·상업지구와 연계성, 교통망 구축 등 종합적인 내용을 담은 ‘용산개발 마스터플랜’을 연내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용산공원(용산미군기지 반환 용지)뿐만 아니라 △남산~한강 녹지축과 연계 △이태원·용리단길 등 관광클러스터 개발 △용산 일대 교통망 개선과 같은 종합적인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국토부는 올해 초 용산공원 마스터플랜 기본 방향으로 △경제산업 △생태녹지 △문화중심 △교통연계 △국민소통 △역사전통 등 6개 키워드를 제시하기도 했다.
국토부는 효율적인 용산 개발을 위해 ‘공간혁신 3종구역(도시혁신구역·복합용도구역·입체복합구역)’을 활용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 도시혁신구역은 토지·건축 등 용도 제한을 두지 않고 용적률·건폐율도 지방자치단체가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개념이다. 싱가포르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린 ‘마리나베이’가 대표적인 개발 사례 가운데 하나다.
복합용도구역이 적용되면 용도지역을 변경하지 않고 다른 용도시설이 들어서는 것이 가능하고, 기존 용적률 내에서 다양한 용도의 건물을 지을 수 있다. 입체복합구역은·철도 도로 등 도시계획시설을 규제 없이 입체화·복합화 할 수 있다.
국도부는 도심의 지상 철도를 지하화하고 지상은 공원화하거나 건물을 지어 복합 개발하는 특별법도 연내 제정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입체복합구역의 근거법인 셈이다. 특별법에는 지상철도 지하화에 필요한 각종 법적 근거 등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철도시설 건설 및 주변 지역 개발 사업은 ‘철도건설법’, ‘도시개발법’ 등 각기 다른 개별법이 상황에 따라 적용됐다. 이같은 이유 때문에 철도 용지와 주변 지역의 통합적인 공간계획이나 종합적인 개발사업을 추진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특별법이 제정되면 국토부가 10년 단위로 수립하는 최상위 법정계획인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지상철도 지하화 사업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을 진행해 지하화를 추진하게 된다. 현재 서울시 내 지상철도는 △경부선 △경인선 △경의선 △경원선 △경춘선 △중앙선 등 6개 국철 노선의 지상 구간 71.6km, 도시철도(2·3·4·7호선) 4개 노선의 지상 구간 29.6km 등 총 101.2km에 이른다. 국토부와 개발업계 의견을 종합하면 지하화·입체화 정책의 1순위 노선으로 경부선(서울역~용산 구간)과 경인선(구로~인천 구간)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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