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6·15…대통령은 “힘의 평화” 야당은 “김대중 정신”

유설희 기자 2023. 6. 15.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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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공동선언 23돌·제1연평대전 24주기 두 풍경
윤 대통령, 대규모 한·미 화력훈련 참관 ‘강경 메시지’
박근혜 정부 이후 8년 만에 ‘대통령 주관’으로 열려
야, 공동선언 행사 집중…이재명 “편향적 외교 안 돼”
6월의 한반도는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경기 포천시 승진훈련장을 찾아 역대 최대 규모로 실시된 ‘2023 연합·합동 화력격멸훈련’을 참관한 후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왼쪽 사진). 같은 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 마포구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6·15 남북공동선언 23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윤석열 대통령은 제1연평해전 전승 24주년이자 6·15 남북공동선언 23주년인 15일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을 주관하며 “적의 선의에 의존하는 가짜 평화가 아닌 우리 힘으로 국가안보를 지키는 것이 진정한 평화”라고 밝혔다. ‘힘에 의한 평화’를 거듭 발신했다. 야당 지도부는 6·15 남북공동선언을 기념하며 ‘대결적 정책 재검토’를 주장해 한반도 평화를 달성하는 방안을 두고 극명하게 엇갈린 시각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경기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열린 ‘2023 연합·합동 화력격멸훈련’을 주관하면서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는, 적이 감히 넘볼 수 없는 강군만이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 그리고 번영을 보장해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연합·합동 화력격멸훈련은 한·미 연합전력과 육·해·공 합동전력이 최신 무기를 동원해 북한 도발 시나리오에 대응하는 실기동·실사격 훈련이다. 지난달 25일부터 이날까지 총 5차례 실시됐다. 대통령 주관으로 열린 것은 2015년 박근혜 정부 이후 8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훈련을 참관한 뒤 “한·미 동맹의 압도적 위용, 첨단전력을 보니 국군통수권자로서 매우 든든하고 흡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힘에 의한 평화’를 강조하고 “정부는 확고한 안보 태세와 실전적 훈련으로 나라를 굳건히 수호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것”이라고 했다. 방명록에는 ‘강한 국군이 지키는 평화’라고 적었다.

훈련에는 국군 F-35A와 K9 자주포, 미군의 F-16과 그레이이글 무인기 등 첨단전력 610여대, 71개 부대 2500여명의 한·미 장병이 참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낸 제1연평해전 전승 24주년 메시지에서도 “북한의 무모한 도발에 단 한순간의 주저함도 없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압도적인 힘만이 적에게 구걸하는 가짜 평화가 아닌, 진짜 평화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6·15 남북공동선언 23주년 관련 메시지는 없었다. 윤 대통령 발언이 군사적 안보 강화에 방점이 찍히면서 한반도 긴장 완화나 남북대화 국면 조성을 위한 언급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대화와 평화를 통한 한반도의 긴장 완화는 오랫동안 대통령이 말씀한 부분”이라며 “핵과 미사일 도발에서 국민을 지키고,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국가의 의무에서 (평화와 훈련이라는) 단어의 갈림길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진영별로 엇갈린 ‘6·15’ 풍경은 이번에도 반복됐다. 정부와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화력격멸훈련을 대거 참관한 반면,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6·15 남북공동선언 23주년 기념식에 집중했다. 현재 여야 구도를 기준으로 매년 6월15일 여권은 제1연평해전 승리를 기념하며 안보를 강조하고, 야권은 남북공동선언을 기념하며 남북대화와 평화를 강조하는 모습이 반복됐다.

민주당은 이날 6·15 남북공동선언 기념식에 참석해 윤석열 정부가 ‘강경 일변도’ 정책을 펴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결이 아닌 평화를 택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뜻을 이어가자고 했다. 이재명 대표는 “강경 일변도의 대결적 편향 외교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며 “(남북) 대화의 문을 다시 한번 활짝 열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김기웅 통일부 차관이 대신 참석했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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