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이상’ 81명…역학조사 시작

김해정 2023. 6. 15.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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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광주] [앵커]

공공의료기관인 광주 시립제1요양병원에서 옴으로 의심되는 피부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보도 연속으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병원 측은 올해 옴 관련 환자는 없었다고 했지만, 관련 진단 환자를 은폐했다는 사실이 KBS 보도를 통해 드러났었죠.

병원 측은 피부질환자가 17명에 불과하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는데, 취재진이 확보한 문서에는 환자와 직원 95명 가운데 81명이 증상을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기자, 어느 정도로 심각한가요?

[기자]

저희가 광주 시립제1요양병원 와상 환자 병동에서 촬영된 사진과 영상을 토대로 취재에 나섰는데요,

병원 측은 이틀 전 분명 피부질환자는 17명, 직원은 증상이 없었다면서 옴이 아니라고 판단해 격리를 하지 않았지만 예방적 차원에서 병동 환자 전원에게 옴 치료 연고를 발랐다고 했습니다.

병원 측 공식 입장 먼저 들어보시죠.

[광주 시립제1요양병원 가정의학과 원장 : "환자분이 17명, 격리를 할 정도로 저희가 전염성이 있다고 생각을 안 했기 때문에... 직원들은 증상이 없었어요."]

[앵커]

병원에서는 옴이 아니다라고 확언해 놓고 옴에 준하는 치료를 하고, 또 어제 옴 관련 진단을 받은 환자가 있었다는 사실도 은폐했었잖아요.

[기자]

네 병원에서 공식적으로 밝힌 피부질환자 숫자도 축소한 정황을 확인했습니다.

저희가 해당 병동 환자 피부 상태 점검표를 입수했는데요,

환자 60명에 대해 5월 31일과 6월 5일 그리고 8일과 12일 4차례 상태를 기록한 푭니다.

악화, 착색, 잔존, 재발 등으로 상태를 나눠 표기했는데, 환자 60명 가운데 53명에게서 이런 증상이 있는 것으로 적혀 있습니다.

또 다른 표는 직원들 상탠데요,

직원들 35명 가운데 병가자를 포함해 7명을 제외한 28명이 증상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불과 사흘 전, 환자와 직원 81명이 피부질환을 호소하고 있었던 겁니다.

[의료진/음성대역 : "평상시에 이렇게 조사를 한 적이 없어요. 너무 심해져서 호전이 안 돼서 조사했어요."]

[앵커]

그렇다면 전문가들 진단대로 감염성이 높은 질환일 가능성이 있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미 다수 전문가가 제보 사진을 보고 감염력이 높은 옴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는데요,

문제는 병원 측도 옴 관련 연고를 바르게 하면서도 정확한 진단을 받지 않았다는 겁니다.

환자 가족들에게 감염 우려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아 많은 보호자들이 환자를 면회하면서 접촉했고요,

또 다른 환자들과는 물리치료실을 같이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이 요양병원에는 고령의 환자 200명 정도가 입원해 있습니다.

[앵커]

피부질환 집단 감염 사례가 흔한 것은 아니지요?

[기자]

고령 환자가 많은 요양병원에서 옴 등 피부감염 사례가 늘고 있는 추세기는 합니다만 이 정도 규모는 매우 드문데요,

최근 대한피부과학회가 옴 퇴치 사업을 위해 국내 요양병원 200여 곳과 협진 등을 진행한 결과, 병실을 함께 쓰는 몇몇 환자에게서 옴 등의 피부병이 감염되는 경우는 있었지만, 이렇듯 100명에 육박하는 환자와 직원이 있는 한개 동에서 발발한 사례는 찾기 힘들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분명 환자 관리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병원 운영을 위탁한 광주시는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시립요양병원은 공공의료기관이라 광주시가 감독해야 하지만, 저희 취재가 시작되기 전까지 이 같은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는데요,

오늘부터 광산구 보건소와 함께 역학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앵커]

오늘 해당 병원 노조가 파업에 들어갔는데, 이번 상황과도 관련이 있나요?

[기자]

네 전국보건의료노조 광주시립 요양, 정신병원지부가 호봉제 유지와 해고 조합원 복직을 요구하며 오늘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전체 조합원 98명 중 필수 의료진을 제외한 나머지 30여 명이 파업에 참여했는데요,

지난 2월 수탁 재단이 빛고을 의료재단으로 바뀌면서 수익의 80%를 차지하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임금체계를 개편하겠다는 입장이고 노조는 기존 임금과 단협 합의안을 승계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그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어섭니다.

재단이 노조원 6명에게 해고를 통보하고 일부를 징계하면서 갈등이 격화해 지방노동위 쟁의 조정마저 중단됐는데요,

노조에서는 의료진의 지속적인 퇴사로 간호의 연속성이 떨어져 피부병이 급증했다고도 주장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병원 측은 노조의 주장과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지방노동위원회에 직장 폐쇄를 신청해 애꿎은 환자들만 피해를 보는 상황이 오래 갈 수도 있겠습니다.

촬영기자:신한비

김해정 기자 (beinghj@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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