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대신 ‘스타커피’···우크라 전쟁으로 서구 브랜드 헐값에 인수한 러시아 사업가들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기업들이 러시아에 철수하면서 러시아 기업들이 이를 헐값에 인수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가디언이 14일(현지시간) 전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스타벅스의 자리를 차지한 ‘스타커피’다.
2022년 초 스타벅스는 러시아에 매장 130개를 갖고 있었다. 스타벅스는 2022년 2월 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같은해 3월 러시아 사업을 접고 철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몇 달 뒤 기존 스타벅스 매장 로고는 ‘스타커피(Stars Coffee)’로 바뀌었다. 스타커피 로고는 얼핏 보면 스타벅스와 착각할 정도로 흡사하다.

가디언에 따르면 스타커피는 러시아 래퍼 티마티와 식당 경영자 안톤 핀스키가 공동으로 소유한 회사다. 이들은 지난 13일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과 인터뷰에서 러시아 내 스타벅스 자산 전부를 470만파운드(약 76억원)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인테르팍스통신에 따르면 이는 2021년 스타벅스의 러시아 모회사가 보고한 수익(4700만파운드)의 10분의 1에 불과한 금액이다. 핀스키는 타스통신에 “놓칠 수 없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핀스키는 ‘할인된 가격에 산 것 아니냐’는 타스통신의 질문에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 우리는 이미 폐점해 수익을 내지 못하던 사업체를 사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커피 공동 소유주인 티마티는 블라미디르 푸틴 대통령의 심복인 체첸 지도자 람잔 카디로프와 절친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15년 ‘블라디미르 푸틴은 나의 절친’이라는 제목의 노래를 발표했다. 티마티는 2019년에는 모스크바시의 성소수자 차별 정책을 옹호하는 ‘모스크바’라는 제목의 노래를 발표하기도 했다.
2022년 5월 러시아에서 철수한다고 발표한 맥도날드는 ‘시베리아의 석탄왕’으로 불리는 사업가 알렉산드르 고보르의 손에 넘어갔다. 탄광 및 정유사업으로 돈을 번 고보르는 시베리아에서 맥도날드 프랜차이즈 매장 25개를 운영하고 있던 중 맥도날드가 철수 결정을 내린 지 약 열흘 만에 러시아 내 맥도날드 매장 800여개와 직워 6만2000명을 통째로 인수했다.
이후 ‘맥도날드’ 매장은 ‘프쿠스노 & 토치카’ 매장으로 바뀌었다. ‘빅맥’은 ‘빅히트’로, ‘해피밀’은 ‘키즈 콤보’로 변했다. 러시아의 감자 부족으로 한때 감자 튀김이 메뉴판에서 사라진 적도 있다.
고보르도 맥도날드를 헐값에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에 따르면 맥도날드 인수 당시 그는 “시장 가격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인수했다고 말한 바 있다. 맥도날드는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으나 러시아 철수로 인한 대손상각(회계상 손실로 처리된 금액)이 12억~14억달러(약 1조79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관리들은 맥도날드가 15년 뒤에 재인수할 수 있는 옵션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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