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는 건 다 했다”고 말 할 수 있는 BTS의 자신감
“누나, 저희 어떻게 해야 뜰 수 있을까요?”
방송계 관계자는 “몇 년 전 행사에서 무대 후 BTS를 마주쳐 ‘고생했다’고 격려했는데 리더인 랩몬스터(RM)가 ‘누나, 저희 어떻게 하면 뜰 수 있을까요?’라며 아주 진지하게 묻더라”고 말했다.
그는 “그랬던 방탄이 이렇게 글로벌 아이돌이 되어 이제는 나와 말 섞을 일도 없게 됐다”며 웃다가 “어쨌든 그냥 성공한 아이돌은 아닌 것 같다. 자신들을 알리겠다는 의지가 아주 강했고 중소기획사의 핸디캡을 극복하려 스스로 많은 고민을 했던 친구들”이라고 회상했다.
그때까지도 BTS를 잘 몰랐던 나는 그 방송계 관계자의 말로 BTS를 기억하게 됐다. BTS는 이후 더욱 승승장구했고, 결국엔 누구도 깎아내릴 수 없는 전 세계 정상이 됐다.
이들의 놀라운 성공이 대체 어디에서 온 것인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했다. 성공 비결을 분석하는 기사도 쏟아졌다. 많은 매체들이 SNS를 통해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한 것을 BTS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BTS는 당시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던 중소기획사(빅히트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3대 대형기획사 아이돌과 달리 음악 프로그램, 예능 프로그램 등에 자주 노출되기 어려웠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SNS 채널이었다.
BTS는 데뷔(2013년)보다 앞선 2011년 트위터 계정을 개설해 그룹을 홍보했고, 2015년부터는 유튜브 채널에서 자체 제작 콘텐츠 ‘달려라 방탄’을 진행했다.
이들은 SNS를 통해 자신들을 알리면서 젊은 세대의 고민에 공감하고 위로했다. 사회 문제, 세계 문제에 관심을 갖고 선한 영향력을 확산하기도 했다. 이들의 건강한 메시지에 해외팬들도 반응하면서 팔로어는 쑥쑥 늘었다. BTS의 SNS 소통은 BTS 뿐만 아니라 K콘텐츠가 세계적으로 흥하게 된 단초를 제공했다.
그렇다보니 BTS의 성공 비결은 ‘SNS 홍보’라는 분석이 정설처럼 굳어졌다. 하지만 SNS가 BTS를 대표하는 키워드가 되는 것에 BTS 스스로 완벽하게 동의하지는 않는 듯하다.
BTS 역시 ‘성공의 비결이 무엇이냐’, ‘SNS 덕에 성공한 것이냐’는 질문을 셀 수 없이 많이 받았다. 여기에 대해 멤버 슈가는 “소통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 것은 맞다”면서 “당시 우리를 알리기 위해 할 수 있는 건 다 했던 것 같다. 남들이 ‘왜 그런 것까지 하냐’고 폄하하는 것까지도 다 열심히 했다”고 말한 바 있다.
포인트는 SNS를 열심히 했다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모든 시도를 다 했다는 데 있다. ‘할 수 있는 모든 걸 했다’는 말은 스스로 온 힘을 다 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말이다.
RM도 SNS에 대해 “사람들은 우리가 SNS 소통을 잘 했다는 것에만 주목하는데, 성공 비결을 큰 키워드로 보면 ‘진심과 실력’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음악과 퍼포먼스가 가장 중요했고, 거기에 우리의 진심과 메시지를 전달하는 소통방식이 더해진 것”이라고 스스로 평했다. BTS의 완벽한 퍼포먼스는 세계인에 강렬한 인상을 줬고, 진심은 감동으로 스몄다. 전 세계 최대규모 단일 부대인 ‘아미’(ARMY·방탄소년단 팬덤)는 이렇게 탄생했다. 지난 13일 데뷔 10주년을 맞은 BTS는 이번에도 공식 SNS를 통해 지난 활동기간의 소회와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팬들을 위한 라이브 영상 등 선물보따리도 풀어놨다. 꾸준함도 진심에서 나온다. 보여지는 것이 다소 변하더라도 진심만은 그대로인 BTS를 2033년에도 볼 수 있을까.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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