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맞냐"…1.7억 들인 춘향 영정, '노안' 모습에 시민 반발

김미루 기자 2023. 6. 15.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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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최근 '나이 든 여성' 논란이 불거진 새로운 춘향 영정. 오른쪽은 2020년 '친일 작가' 논란이 제기된 기존 춘향 영정. /사진=남원문화원


전북 남원시와 남원문화원이 새로 제작한 춘향 영정(사진 왼쪽)을 두고 일부 남원 시민단체가 반발하면서 논란이다. "그림 속 춘향은 도저히 10대라고 보기 힘든 나이 든 여성"이라는 시각이다.

남원 지역 15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남원시민사회연석회의는 지난 13일 입장문을 내고 "새 영정은 춘향의 덕성이나 기품을 제대로 표현해 내지 못했다는 것이 중론"이라며 "화가는 17세의 젊고 아리따운 춘향을 표현하려고 했다 하나 전혀 의도를 실현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춘향제 기간에 두 영정을 비교해 본 수많은 시민이 새 영정보다 최초 춘향 영정을 선호했다"며 "객관적이고도 민주적인 공론 조사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가 문제를 제기한 영정은 지난달 25일 제93회 춘향제에서 진행된 봉안식에서 공개한 것이다. 남원시가 남원문화원에 제작을 위탁해 금릉 김현철 작가가 그렸다. 제작에 1억7000만원가량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원은 남원 소재 여자고등학교에서 여학생 7명을 추천받아 그 모습을 반영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복식 전문가에게 자문받아 춘향의 머리 모양, 옷차림 전반에 고증을 거쳤다는 게 김 작가 설명이다.

춘향 영정에 문제가 제기된 건 처음이 아니다. 2020년에는 친일파 작가가 그린 영정이 광한루원 춘향사에 봉안돼 있다는 지적이 나와 시가 철거에 나섰다. 이 영정을 그린 이당 김은호 작가는 2002년 발표된 '친일파 708인 명단'에 오르고 2009년에는 '친일반민족행위 705인'에 포함됐다.

이후 시는 시민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춘향 영정 교체를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남원시민사회연석회의는 이를 두고서도 "약속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이 문제를 남원문화원에 위탁해 버렸다"고 주장했다.

이후 춘향사당의 최초 영정이었던 강주수 화백의 작품으로 대체가 거론됐다. 그러나 시는 최초 영정에 대해 실제 강 화백이 그렸다는 증거가 확실치 않고, 춘향의 복식이 소설 배경인 조선 시대와 동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며 영정을 새로 그리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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