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인상에 건자잿값 '꿈틀'…공사비 상승 압력 커지나

전기료 인상에 제조 원가 부담↑
공사비 상승 압력…분양가도 불안

서울의 한 건설 현장. 뉴시스 자료사진.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기료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건설 자잿값도 인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전기료 인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철강과 시멘트 업계가 제조원가 상승을 이유로 가격 인상을 고심하고 있어 건설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올해 2분기 적용 대상 전기요금을 kWh(킬로와트시)당 8원 인상했다.

산업용 전기료는 지난해 12.5% 인상에 이어 올해 1분기 24.95% 올랐다. 업계에서는 2분기 전기료 인상을 포함하면 2021년과 비교해 전기료가 약 50% 인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시멘트 업계는 제조 원가의 20%가량을 차지하는 전기료가 인상되자 시멘트 가격 인상을 추진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쌍용C&E와 성신양회는 최근 수요처인 레미콘 업계에 시멘트 가격 인상 계획을 통보했다.

시멘트 업계는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판매가를 인상했지만, 전기료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물류비와 환경부담금, 인건비 등이 올라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주요 건자재 중 하나인 철강 업계도 전기료 인상에 따라 전력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가격 인상을 고심하고 있다. 다만 국내 건설 경기 침체로 철근 내수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어 가격 인상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이 주요 건설 자재 가격이 줄줄이 인상될 조짐을 보이자, 건설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주요 건자재는 연 단위로 계약하는 만큼 당장 타격이 있지는 않지만 지난해처럼 하도급 업체가 계약 단가 인상 등을 요구하고 나선다면 공사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건설 하도급 업체들은 지난해 계약 단가를 올려주지 않으면 공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셧다운'을 단행하기도 했다.

공사비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아파트 분양가 상승 전망도 커졌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이 주택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이달 분양 가격 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3.1p 상승한 103.1을 기록했다. 분양 가격 전망지수가 기준선인 '100'을 넘긴 것은 2022년 10월 이후 8개월 만이다.

주산연은 "자재값, 인건비, 금융비의 연이은 상승 등으로 분양 가격 상승 전망이 커졌다"며 "계속되는 건축비 상승과 강화되는 건축기준으로 아파트 원가 상승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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