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은 참 살기 힘든 나라…“고용률 올랐다면서요”

이희조 기자(love@mk.co.kr) 2023. 6. 15.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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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고용률 63% 역대최고
취업자 35만명 증가했지만
60대 이상 제외땐 되레 감소
청년취업자는 7개월째 급감
건설 제조 취업자도 10만명↓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엔데믹 효과에 힘입어 올해 5월 고용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1년새 늘어난 일자리는 모두 고령층의 몫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일자리는 1년 만에 10만명 가까이 줄었다. 제조업 일자리도 경기부진 속에 다섯 달째 감소했다.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취업자 수는 2883만5000명으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35만1000명 증가했다. 15세 이상 전체 고용률은 63.5%로 1년 전보다 0.5%포인트 상승하며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82년 이후 최고치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기준 지표로 삼는 15~64세 고용률은 69.9%로 역시 0.7%포인트 올랐다.

하지만 고령층을 제외한 연령대의 일자리는 오히려 줄었다. 60세 이상 취업자는 37만9000명 늘었지만 60세 미만 취업자는 2만8000명 감소했다.

특히 청년으로 분류되는 15~29세 취업자는 1년 전보다 9만9000명 줄면서 7개월 연속 쪼그라들었다. 40대 취업자 역시 4만8000명 줄었다.

저출산으로 청년 인구 자체가 감소하면서 청년 일자리가 따라서 줄어드는 반면 고령화로 인해 고령층의 일자리 수요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통계청의 설명이다.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동시장에 뛰어드는 노인이 늘어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60세 이상 취업자는 빠르게 늘고 있다. 2021년 5월 557만6000명이었던 60세 이상 취업자는 지난해 5월 603만5000명에 이어 올해 5월에는 641만4000명까지 치솟았다. 반대로 15~29세 취업자는 그 수 자체도 고령층보다 작을뿐더러 최근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15~29세 취업자는 2021년 5월 390만8000명에서 지난해 5월 410만4000명으로 소폭 늘었지만 올해 5월 400만5000명으로 줄었다.

고령층 일자리는 공공·민간부문 모두에서 증가했지만 공공부문에서 특히 많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60세 이상 취업자는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 크게 늘었는데, 이 업종에는 정부 주도의 공공일자리가 다수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60세 이상 취업자는 의료시설 근무, 돌봄 업무를 포함하는 보건·복지 분야에서 주로 증가했는데 이 분야는 젊은층보다는 고령층 근무자가 주를 이룬다”고 말했다. 민간부문에서는 정년 이후에도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계속고용제도를 택하는 기업이 늘어난 점이 60세 이상 취업자 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취업자는 1년 전에 비해 3만9000명 줄었다. 지난 4월(9만7000명 감소)보다는 감소 폭이 작아졌지만 5개월 연속 감소세다. 제조업 취업자는 반도체·석유화학 등의 수출이 줄어든 데 따라 함께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취업자가 가장 크게 줄어든 산업은 건설업(6만6000명 감소)이었다. 부동산 경기 회복이 더딘 점의 영향으로 보인다.

취업자 증가가 고령층에 쏠리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지만 정부는 역대 최대 고용률에 주목하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5월 고용률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고용 호조세가 지속됐다”며 “앞으로도 대면 서비스업 등을 중심으로 고용 호조세가 지속되며 고용률・실업률은 양호한 흐름이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이날 제6차 일자리전담반(TF) 회의를 열고 국내건설, 수산업, 해운업, 자원순환업에 대한 빈일자리 해소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제조업, 물류운송업, 보건복지업, 음식점업, 농업, 해외건설업 등 6개 업종 지원책을 발표하겠다고 했는데, 여기에 4개 업종을 추가로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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