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파나마운하의 위기

주춘렬 2023. 6. 14.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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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운하는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길이 82㎞의 물길로 수에즈운하와 함께 세계 물류의 양대산맥이다.

세계 교역량의 4∼5%를 차지하며 연간 1만4000∼1만5000척의 선박이 오간다.

연 4만3000여명의 인력을 동원하며 10년에 걸친 각고의 노력 끝에 역사적인 물길을 열었다.

얼마 전 미국 다트머스대학 연구팀은 엘니뇨 영향이 수년간 지속해 향후 5년간 세계 경제에 4조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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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운하는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길이 82㎞의 물길로 수에즈운하와 함께 세계 물류의 양대산맥이다. 세계 교역량의 4∼5%를 차지하며 연간 1만4000∼1만5000척의 선박이 오간다. 폭 49m, 길이 366m까지의 배가 통과할 수 있다. 산악과 열대지역을 가로지르는 운하인데 인류가 만든 경이로운 건축물 중 하나로 꼽힌다.

이 운하는 첫 삽에서 완공까지 장장 34년이나 걸렸다. 1880년 프랑스가 수에즈운하를 개통한 외교관 출신 페르디낭 마리 레셉스를 앞세워 호기롭게 도전했다. 하지만 폭우가 시도 때도 없이 쏟아지는 데다 말라리아와 황열병까지 창궐해 2만2000명의 희생자를 내고 9년 만에 포기했다. 이어 미국이 1904년 4000만달러에 개발권을 넘겨받아 공사에 돌입했다. 퍼낸 모래가 2억t에 달했고 약 6000명이 숨졌다. 연 4만3000여명의 인력을 동원하며 10년에 걸친 각고의 노력 끝에 역사적인 물길을 열었다. 미국 뉴욕에서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뱃길은 2만900㎞에서 8370㎞로 줄었다.

미국은 경제적·군사적 요충지인 이 운하의 소유·운영권을 확보해 제국의 기반을 다졌다. 운하는 1차대전 시기 미국의 전쟁 수행능력을 키워줬고 일본의 진주만 공습 이후 미국이 아시아와 유럽을 오가며 전쟁을 치를 수 있게 했다. 냉전 시기에도 전 세계 바다를 지배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미국의 유명 저널리스트 스티븐 솔로몬은 미국이 초강대국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파나마운하 건설이 크게 작용했다고 했다.

최근 파나마운하가 물 부족 위기에 처했다. 극심한 가뭄 탓에 운하에 물을 대는 가툰 호수가 마르고 있기 때문이다. 파나마 당국은 이미 선박 선적량을 줄이거나 화물운송비용을 인상하는 비상대책을 시행 중이다. 올 7∼8월에는 엘니뇨 현상 탓에 가뭄이 더 심해져 초유의 물류대란마저 우려된다. 엘니뇨란 태평양 동쪽의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것인데 올 하반기 발생 가능성이 크다. 얼마 전 미국 다트머스대학 연구팀은 엘니뇨 영향이 수년간 지속해 향후 5년간 세계 경제에 4조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기후변화 재앙은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주춘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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