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잘살게요” 장미꽃밭서 백년가약

구윤모 2023. 6. 1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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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할 수 없이 기쁘고 행복해요. 더 열심히 살겠습니다."

지난 11일 오후 2시 서울 강동구 광나루 한강공원 장미원.

예식과 사진촬영을 마친 두 부부는 장미원에 장미꽃을 함께 심으며 행복한 결혼식을 마무리했다.

시 한강사업본부는 장미원을 공공예식장으로 개방하고, 이날 처음 합동결혼식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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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공원 장미원 첫 야외 결혼식
탈북민·필리핀 아내, 청각장애인 커플
한강사업본부 도움 받아 늦은 웨딩마치
“서울시 조성 공공예식장… 약자와 동행”

“말할 수 없이 기쁘고 행복해요. 더 열심히 살겠습니다.”

지난 11일 오후 2시 서울 강동구 광나루 한강공원 장미원. 흐드러게 핀 새빨간 장미꽃이 아름다움을 뽐내는 이곳에서 소박하지만 특별한 결혼식이 열렸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사회취약계층 부부 두 쌍이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의 도움을 받아 정식으로 부부의 연을 맺게 됐다.

지난 11일 서울 강동구 광나루 한강공원 장미원에서 열린 결혼식에서 주례를 맡은 주용태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장이 두 부부에게 덕담을 건네고 있다. 서울시 제공
2013년 한국에 입국한 북한이탈주민 신랑 A씨는 2018년 지인 소개로 필리핀 국적의 신부 B씨를 만나 4살배기 아들과 가정을 꾸리고 생활해 왔다. A씨가 화물을 운송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빠듯한 일상에서 이들 부부에게 결혼식은 꿈같은 일이었다. 이날 5년 만에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리게 된 A씨의 얼굴엔 장미원에 만발한 장미꽃만큼이나 환한 웃음꽃이 피었다.

A씨는 “많은 분이 도와주신 덕분에 결혼식을 올리게 돼 매우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라면서 “화목한 가정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돈 벌고, 아내와 아들에게 좋은 남편,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청각장애인 부부 C·D씨는 18년 전 인도네시아의 한 교회에서 만나 가정을 꾸렸다. 한국인 남편 C씨의 인도네시아 국적 취득이 쉽지 않아 2014년 D씨가 남편의 나라인 한국으로 건너왔다.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두 사람의 사랑은 변치 않았고, 마침내 친지와 지인들이 지켜본 가운데 한국에서 정식으로 혼인할 수 있게 됐다. C씨는 “좋은 기회로 결혼식을 올렸으니, 지금의 행복한 추억으로 앞으로도 잘 살아가겠다”며 “아내가 한국 국적을 꼭 취득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결혼식의 주례를 맡은 주용태 시 한강사업본부장은 “각자 다른 부모에게서 태어났고 다른 환경, 다른 나라에서 살다가 지금 이 자리에 섰다”면서 “이를 인정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며 존중하는 가운데 하나의 삶의 목표를 가지고 산다면 두 부부가 더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두 부부의 밝은 미래를 응원했다. 예식과 사진촬영을 마친 두 부부는 장미원에 장미꽃을 함께 심으며 행복한 결혼식을 마무리했다.

이날 결혼식이 진행된 장미원은 지난해 면적 3400㎡ 규모로 완공됐다. 장미 약 1만주를 심어 장미산책로, 장미터널과 장미아치 등 구조물을 조성했다. 시 한강사업본부는 장미원을 공공예식장으로 개방하고, 이날 처음 합동결혼식을 진행했다.

주 본부장은 “시가 최초로 조성한 장미원 공공예식장에서 사회적 약자들의 첫 결혼식을 하게 돼 매우 뜻깊었다”며 “앞으로도 약자와의 동행을 위해 장미원 운영방안을 개선해 나가며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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