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포로도 ‘경문협’에 못받고 있는데…北 상대 정부 소송은 승소하면 어떻게?

박준희 기자 2023. 6. 14.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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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북한을 상대로 3년 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해 국내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으며, 북한의 무대응으로 승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제로 배상금을 받아낼 수 있을지는 여러 의문과 우려가 남아 있다.

1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6·25전쟁 때 포로로 끌려갔다가 탈북한 국군 포로와 유족들이 북한 당국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해 지난 2020년 7월 승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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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포로 및 유족, 北 상대 손배소 승소
‘경문협’ 공탁금 추심, 소송…1심 패소
美, 동결된 北 자산 웜비어 유족에 지급
지난 2020년 6월 16일 오후 2시 50분쯤 문재인 정부 시절 ‘남북 평화 무드’의 상징이었던 개성공단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북한에 의해 폭파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자료사진

정부가 북한을 상대로 3년 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해 국내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으며, 북한의 무대응으로 승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제로 배상금을 받아낼 수 있을지는 여러 의문과 우려가 남아 있다.

1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6·25전쟁 때 포로로 끌려갔다가 탈북한 국군 포로와 유족들이 북한 당국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해 지난 2020년 7월 승소한 바 있다. 당시 원고 측은 북한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국내 법원의 재판권을 인정하고 손해배상까지 명령한 국내 첫 판결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손배소 승소에도 불구하고 원고 측이 받을 손해배상금 재원에 대해서는 아직도 법정 다툼이 진행 중이다. 당시 재판에서 원고 측은 국내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이 북한에 지급할 저작권료에 대한 추심 절차를 밟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경문협은 지난 2004년 남북 민간교류협력을 위해 설립됐으며 북한 저작물을 사용한 국내 방송사 등으로부터 북한 당국 대신 징수한 저작권료를 북측에 송금해왔다. 이후 대북 제재로 송금이 어려워지자 경문협이 거둬들인 저작권료는 법원에 공탁되고 있다. 경문협의 누적 공탁금은 약 20억 원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손배소에서 승소한 국군포로 측의 추심 절차에 문재인 정부의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현재 이사장으로 있는 경문협은 협조하지 않았고, 원고 측은 경문협을 상대로 추심금 청구 소송을 냈다. 1심은 경문협이 북한 저작권자와 남한 이용자를 중개할 뿐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제3 채무자’ 지위는 없다고 보고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원고 측은 지난해 1월 항소했다.

이처럼 손해배상 소송에 승소한다고 해도 손해배상을 집행할 수 없다면 실효성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도 있다.다만 나중에라도 손해액을 받아내려면 청구권이 소멸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처가 필요하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법무부 등 유관부서와 협의해 강제집행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소멸시효 중단을 통한 권리보전이 선행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해배상 청구권은 손해가 발생한 날이나 손해 발생을 인지한 날로부터 3년이 지나면 소멸한다. 오는 16일은 북한이 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지 3년이 되므로 15일까지 손배소 등 소멸시효 도래를 막는 조처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경문협 대상의 소송에서 추심금 청구가 인용되는지 등 법원의 판단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강제집행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17개월 간 북한에 억류됐다가 지난 2017년 6월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건의 경우 일부나마 강제집행 방식으로 배상이 이뤄지고 있다. 웜비어의 유족은 북한을 상대로 미국 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냈고,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은 2018년 12월 북한이 5억113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후 유엔 대북 제재 위반 혐의로 미국 정부가 압류한 북한 선박의 매각 대금 일부, 뉴욕주 감사원이 압류해 둔 북한 동결자금 24만 달러 등이 배상금으로 웜비어 유족에게 지급됐다. 이 밖에 웜비어의 유족도 미국 내 은행들이 보유한 북한의 동결 자금 2000만 달러의 정보를 소송을 통해 파악했으며, 세계 곳곳에 숨겨진 북한 자산을 찾는 작업을 하고 있다.

박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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