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학생들 밤샘 농성..."학교가 '현장 지우기' 급급"

박정현 2023. 6. 14.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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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밤샌 학생들…"등굣길 참변 책임져라"
3학년 학생, 비탈길 내려오는 화물차에 치여 숨져
"수년간 위험하다고 말했는데…학교, 안전불감증"
"총장 책임지고 사퇴해야…긴급공청회도 제안"

[앵커]

지난주 등교하던 학생이 동덕여대 캠퍼스에서 쓰레기 수거 트럭에 치여 숨진 가운데, 학교가 사고 뒤 부랴부랴 조처에 나섰습니다.

학생들은 사고 지점의 위험성을 수년간 알려도 듣지 않던 학교가 사망 사고가 발생하자 보여주기식 대처를 이어가고 있다며, 더 분노하고 있습니다.

박정현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강의가 모두 끝난 늦은 밤, 동덕여대 본관 곳곳에 학생들이 남아 있습니다.

손에 든 건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피켓.

학생들은 차가운 바닥에서 하룻밤을 꼬박 지새웠습니다.

밤샘 농성의 발단은 지난 5일 아침 캠퍼스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비탈길을 내려오던 쓰레기 수거 트럭이 제때 제동하지 못하며, 수업에 가던 3학년 학생을 그대로 덮쳤습니다.

피해 학생은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틀 만에 결국 세상을 떠났습니다.

사고가 난 비탈길입니다.

원래는 인도와 차도 구분이 불분명해 대부분 학생이 차도로 다녔는데요,

학교는 사고가 나고서야 이렇게 철제 난간을 설치하는 공사에 나섰습니다.

학생들은 사고 지점이 원래 급격한 경사로 악명 높았던 곳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수년 동안 부탁해도 귀 기울이지 않더니, 사망자가 발생하자 그제야 문제 해결에 나선다며 학교를 질타합니다.

보여주기식 대처로밖에 느껴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김시연 / 동덕여대 국제경영학과 3학년 : 공사하는 것마저도 공지 하나 없이 진행됐기 때문에. 시험 기간이라서 주말에 오는 학우분들은 공사 현장을 보고 또 놀랐고…. 이틀 만에 할 수 있으면 그 십몇 년 동안 이 길을 다닌 사람들은 뭐가 되는지….]

[강서현 / 동덕여대 아동학과 3학년(피해 학생 친구) : 저희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고 자꾸 회피하시는 모습에 정말 화가 많이 났던 것 같습니다.]

학내 분노 수위가 올라가는 가운데 동덕여대는 캠퍼스에 차가 들어오는 걸 전면 금지하는 등 안전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학생들과 소통하며 재발방지책을 논의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은 예견된 사고를 방조한 책임을 지고 총장이 사퇴해야 한다며 물러서지 않고 있습니다.

또, 긴급 공청회를 함께 열자고 제안했습니다.

[김서원 / 동덕여대 총학생회 : 이런저런 이유로 자제해달라라고 이제 좀 핑계를 대면서 거절의 의사 표현을 했어요. 학교의 총책임자인 이제 총장님께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조금 느껴지는 부분이 있어요.]

학생들은 이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농성을 무기한 이어간다는 방침입니다.

YTN 박정현입니다.

촬영기자 : 박재현 윤지원 심원보

그래픽 : 주혜나

YTN 박정현 (miaint31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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