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의 1회초 만루홈런···첫 아웃카운트 나오기도 전 승부를 갈랐다[스경x승부처]

김은진 기자 2023. 6. 14.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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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박병호가 14일 인천 SSG전에서 1회초 만루홈런을 때린 뒤 득점한 김상수와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KT 위즈 제공



1회초 무사 만루, KT 박병호(37)가 타석에 섰다. 앞서 세 타자를 연거푸 볼넷으로 내보내 제구가 되지 않은 SSG 선발 박종훈의 2구 연속 볼을 골라낸 박병호는 4구째를 받아쳤다. 시속 135㎞ 투심패스트볼이 한가운데로 들어오자 망설임 없이 밀어쳐 오른쪽 펜스 뒤로 넘겼다. 이날의 첫 아웃카운트가 나오기도 전, 기운은 KT로 넘어갔고 승부가 사실상 결정됐다.

박병호는 1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전에서 1회초 만루홈런을 터뜨리며 KT의 14-4 대승을 이끌었다.

박병호가 만루홈런을 친 것은 데뷔 이후 8번째다. 그러나 1회에 만루에서 4번 타자로 나서 홈런을 때리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박병호가 통산 27번째다. 그 중 두 번이 박병호의 몫이다. 박병호는 지난해 5월5일 수원 롯데전에서도 4번 타자로 나가 1회말 무사 만루에서 홈런을 뽑았다.

역대 1회에 4번 타자로 나가 만루홈런을 두 번이나 친 타자는 두산에서 뛰었던 김동주(2001·2008년)와 심정수(2004년 현대·2005년 삼성)밖에 없었다. 박병호는 2008년 김동주 이후 15년 만에 그 세번째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박병호는 지난 11일 키움전에서 2점 홈런을 때린 뒤 2경기 만에 만루포로 시즌 6호 홈런을 기록하며 KT를 3연패에서 끌어냈다.

박병호의 홈런은 KT 타선의 도화선이 됐다. KT는 2회초 다시 터졌다. 2사 2루에서 2번 김상수의 적시타로 1점을 보태고, 3번 알포드와 박병호가 연속 볼넷으로 나가 다시 만루를 채운 뒤 5번 장성우의 싹쓸이 2루타로 3점을 보태 8-1로 달아났다.

SSG가 6회말 강진성의 2점 홈런으로 8-3 추격해오자 7회초에는 하위타선이 3점을 보태 쐐기를 박았다. 1사후 장성우의 적시타와 박경수, 황재균의 연속 볼넷으로 또 만루를 채웠고 8번 대타 문상열의 중전 적시타로 2타점을 보탠 뒤 9번 배정대의 적시타로 추가점을 뽑아 11-3으로 완전히 달아났다.

박병호는 8회초에도 선두타자 알포드가 3루타로 출루하자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1타점을 더해 이날 3타수 1안타 5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KT는 9회초에는 알포드가 마무리 서진용에게서도 솔로포를 뽑아내며 10점 차 대승을 완성했다.

KT 선발 배제성은 1회말에만 33개를 던지며 2안타 2볼넷으로 출발했으나 1실점으로 막아냈다. 2사 만루에서 7번 강진성을 삼진으로 잡았고 2회말에는 선두타자 최준우에게 좌전안타를 내줬으나 9번 김민식을 내야 땅볼로 유도해 병살 처리했다. 4회말에는 볼넷과 2안타로 1사 만루 위기에 몰렸지만 1번 최지훈을 유격수 인필드 플라이, 2번 이정범을 1루 땅볼로 잇달아 맞혀잡으며 빼어난 위기관리능력으로 추가 실점 하지 않았다. 배제성은 5이닝 5안타 1실점으로 5월26일 삼성전 이후 3경기 만에 시즌 2승째를 거뒀다.

이강철 KT 감독은 “선수들이 연패를 끊으려는 의지가 강했다. 선발 배제성이 투구 수는 조금 많았지만 위기 관리를 잘 하며 자기 역할을 다했다. 이어 나온 불펜 투수들도 잘 막아줬다”며 “경기 초반 박병호의 만루 홈런과 장성우의 추가 타점으로 승기를 가져왔다. 알포드와 배정대도 타격감이 올라오는 모습을 보여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인천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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