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장 바뀔 때마다 슬로건 교체?…“브랜드 훼손·예산 낭비”
[앵커]
'서울, 마이 소울', 서울시가 얼마 전 바꾼 슬로건입니다.
서울의 구청들도 각자 슬로건을 만들어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KBS 취재 결과, 단체장이 바뀌면 이 슬로건들도 대부분 교체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억에 남기도 전에 바뀌면서 예산은 낭비되고, 시민들은 혼란스럽습니다.
보도에 김성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힘찬 변화, 자랑스러운 강동'
구청장이 바뀌고 한 달 만인 지난해 8월, 서울 강동구가 새로 만든 슬로건입니다.
디자인 개발비 등 1,000만 원 넘는 예산이 들었습니다.
강동구 슬로건이 교체된 건 처음이 아닙니다.
전임 구청장도 2018년 12월 예산 870여만 원을 들여 '더불어 행복한 강동'으로 슬로건을 바꿨습니다.
강동구청은 이전 슬로건에 특정 정당명이 들어갔다는 구민 지적에 따라 슬로건을 교체했다고 밝혔습니다.
구청장의 당적에 따라 슬로건의 운명이 갈린 셈입니다.
KBS가 민선 7기가 시작된 2018년 7월부터 현 민선 8기까지 서울 25개 자치구 슬로건 교체 내역을 전수 조사했습니다.
25곳 중 22곳이 슬로건을 이미 교체했거나 교체를 추진 중입니다.
이 가운데 강서구와 강남구 등 9곳은 5년 사이 두 차례 바꿨습니다.
[김지훈/서울 강서구 : "(사시는 곳 슬로건이 무엇인지 아세요?) 모르고 있습니다. 아무도 모르는데 계속 예산을 들여서 한다는 게 시대에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배OO/서울 강남구 : "학교에 교장이나 선생님이 바뀌었다고 해서 막 교훈을 마음대로 바꾸는 것하고 별반 차이가 없다고 생각해요."]
슬로건이 효과를 거두려면 지속 기간이 중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이희복/한국공공브랜드진흥원 사무총장 : "(단체장에 맞춰) 슬로건이 바뀐다는 것은 슬로건의 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좋은 슬로건들은 적게는 10년, 30년 이상 쓰는 슬로건들이에요."]
대부분 자치구의 조례는 단체장이 슬로건을 정할 수 있게 명시하고 있는 상황.
구의회나 시민들도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조례를 개정할 필요성도 제기됩니다.
KBS 뉴스 김성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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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기자 (sso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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