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때 홀대’ 천안함 老母·천안함장, 尹은 옆에 앉혀 예우했다

김동하 기자 2023. 6. 14. 21:4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 초청 오찬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6.14/뉴스1

윤석열 대통령은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국가유공자 및 보훈 가족 190여 명과 오찬을 함께하며 “전쟁의 폐허를 딛고 눈부신 번영과 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공산 침략에 맞서 자유를 지켜온 호국 영령들의 피와 땀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찬에는 6·25 참전 유공자를 비롯해 제1·2 연평해전과 천안함 폭침 등 서해 수호 장병과 유족들이 참석했다. 특히 대간첩 작전 전사자 유족과 납북자 가족 등도 정부 주최 오찬 행사에 처음으로 초청받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그간 문재인 정부에서 남북 대화 등을 이유로 각광받지 못했던 인사들을 예우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 초청 오찬에서 참석자들을 영접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뉴스1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이날 영빈관에 먼저 도착해 참석자들을 직접 맞이하며 일일이 악수했다. 노병들은 윤 대통령에게 “충성” “필승” 등 우렁찬 경례로 감사를 표시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오찬장으로 이동해 6·25 참전 유공자회 손희원 회장과 김창석·이하영 이사에게 ‘영웅의 제복’을 직접 입혀주며 태극기 배지를 달아줬다. 이 제복은 참전 유공자들이 흔히 유니폼처럼 입는 허름한 조끼 대신 예우 차원에서 국가보훈부가 마련한 옷이다. 올해 참전 유공자 전원에게 무료 제공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이 제복에는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을 잊지 않겠다는 정부의 다짐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 초청 오찬에서 대한민국 6·25참전유공자회 손희원 회장, 김창석, 이하영 이사에게 영웅제복을 선물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시스

오찬장 헤드테이블의 윤 대통령 바로 옆에는 지난 6일 현충일 기념식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다가가 이래경 전 혁신위원장의 ‘천안함 자폭’ 발언 등에 항의한 최원일 전 천안함장이 앉았다. 윤 대통령은 최 전 함장에게 “힘든 시기를 보냈을 텐데 어려운 발걸음 했다”며 위로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전했다. 최 전 함장은 민주당에 사과를 요구하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으로부터 “천안함 함장은 무슨 낯짝으로 그런 얘기를 하느냐. 부하를 다 죽이고 어이가 없다”는 말을 들었다. 김건희 여사 옆에는 2020년 당시 문재인 대통령에게 다가가 “천안함은 누구 소행이냐”고 물은 고(故)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 여사가 앉았다.

특히 1968년 북한 무장 공비의 청와대 습격을 저지하다 전사한 최규식 경무관의 자녀 최민석씨와 손녀 최현정씨, 1999년 제1 연평해전 주역 안지영 해군 대령과 허욱 해군 대령도 역대 정부 오찬 행사 최초로 초청받았다. 윤 대통령은 지난 6일 현충일 추념식 후 42년 만에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대간첩 작전 전사자 묘역을 방문했다.

오찬에는 또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도 처음으로 초청돼 윤 대통령 옆 테이블에 앉았다. 지난 4월 경기 파주의 국립 6·25전쟁 납북자기념관에서 납북자·억류자 가족들을 만났던 김 여사는 최 대표에게 “여기서 또 뵙네요”라고 인사했고, 최 대표는 “이렇게 초청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건설하고 수호하신 분들, 나라의 주인인 국민의 안전을 위해 희생하시는 분들을 제대로 기억하고 예우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모두 우리나라의 주인이고 주권자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라고 했다. 또 “(보훈은) 헌법 정신을 실천하는 것”이라며 “제복 입은 영웅과 그 가족이 존경받고 예우받는 보훈 문화가 확산돼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여러분이 바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영웅”이라고 했다.

오찬에는 상륙작전이 펼쳐진 인천의 갯벌장어구이, 화살고지 전투에서 승리한 철원의 오대쌀로 만든 비빔밥 등 6‧25 당시 주요 격전지의 특산물을 활용한 음식이 나왔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