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딱 망하게 생겼다”…팔리지는 않고 자재값은 늘어나고
지방은 찬바람 ‘쌩쌩’ 여전
대구·울산 미분양 발목 잡혀
신세계건설 1분기 109억 적자
서한도 영업이익 64% 급감
원자재 가격 인상·미분양에 따른 중견 건설사들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4일 매일경제신문이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상위 50위 이내 건설사 가운데 1분기 분기보고서 제출이 이뤄진 35개 건설사를 대상으로 1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절반이 넘는 19개 건설사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16개 건설사가 시공능력평가 11~50위 이내 기업인 것으로 집계됐다. 신세계건설, HJ중공업은 1분기 실적이 적자로 돌아섰다.
실적 악화 원인으로는 미분양이 꼽힌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 51억원으로 전년 동기 149억원 대비 65.8% 감소한 금호건설의 경우 지난 해 중반부터 분양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충북 옥천군에 공급한 ‘옥천역 금호어울림 더 퍼스트’의 경우 499가구 모집에 청약통장이 136건 접수되는데 그쳤다. 울산광역시 남부에 들어서는 ‘문수로 금호어울림 더 퍼스트’는 398가구 모집에 접수 건수는 72건에 머물렀다.
대구광역시를 기반으로 한 건설사 서한은 최근 ‘번영로 서한이다음 프레스티지(울산)’, ‘두류역 서한포레스트(대구)’ 분양에 나섰지만 두 단지 모두 공급가구에 미달됐다. 서한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60억원으로 전년 동기 167억원 대비 64.1% 감소했다.
영업이익 256억원으로 전년 동기(335억원) 대비 23.6% 감소한 계룡건설산업은 제주도 제주시에 136가구 규모 ‘엘리프 애월’ 분양에 나섰지만 16가구를 모으는데 머물렀다.
원자재 가격 인상도 중견 건설사들에게는 악재로 작용했다. 신세계건설의 경우 올해 1분기 매출원가율 97.9%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5.4%포인트 올랐다.
전체 원재료 중 약 36%를 차지하는 레미콘 가격이 지난 해 4분기 8만300원에서 지난 1분기 8만4500원으로 올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매출원가율은 매출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율로, 원가가 높아져 매출원가율도 오르면 수익성은 떨어진다.
이같은 원자재 가격 인상 여파는 중견 건설사들에게 타격이 더 크다는 것이 건설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원가가 오르는 것은 대형건설사나 중견건설사 모두 마찬가지지만 대형 건설사는 수주 규모가 크기 때문에 자재 수급 과정에서 좀 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며 “상대적으로 수주 규모가 작은 중견 건설사들은 가격 협상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다른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공공에서 발주하는 사업을 들어가려고 해도 시멘트 가격 등 원가가 오르면 공사비가 오를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영업이익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주택 사업을 하더라도 대형 건설사들에 비해 브랜드 파워가 밀리기 때문에 지방 수주에 나서는데 지방 분양시장이 안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중견건설사들의 원자재 가격 인상·미분양 ‘이중고’는 결국 체력싸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견 건설사들은 수주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기에 분기별 실적 증감폭이 대형 건설사들에 비해 큰 편이다. 영업이익 감소는 신규 수주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기존 사업장에서 들어올 중도금, 잔금 등 기성 매출액이 늘어나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난 해 중반까지 이어진 부동산 시장 호황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면서 대부분 건설사들이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는 체력은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며 “신규 수주나 신사업에서 얼마나 성과를 내느냐가 관건일 것”이라고 밝혔다.
‘건설업 위기론’이 아직 섣부른 견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업도 수요·공급이 적용되는 사업이라 다른 산업처럼 등락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며 “1990년대 말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건설업은 한동안 주춤했어도 결국은 회복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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