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수도산 이동하며 살았던 반달가슴곰 ‘오삼이’ 사망

조유미 기자 2023. 6. 14.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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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에서 경북 김천 수도산까지 직선 거리 80km 이상을 이동하는 등 한반도 이곳저곳 돌아다니기 좋아했던 수컷 반달가슴곰 ‘오삼이’가 포획 과정에서 사망했다. 오삼이가 사망하며 야생에 서식하는 반달가슴곰은 86마리에서 85마리로 줄었다.

지리산에서 경북 김천 수도산까지 직선 거리 80km 이상을 이동하는 등 한반도 이곳저곳 돌아다니기 좋아했던 수컷 반달가슴곰 ‘오삼이’가 13일 폐사했다. /국립공원공단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최근 이동한 것으로 알려진 관리번호 KM-53 반달가슴곰 오삼이가 13일 경북 상주시에서 폐사했다고 14일 밝혔다. ‘53′은 국내에서 태어난 53번째 수컷 반달가슴곰이라는 의미로, 오삼이는 이 번호에서 딴 별명이다.

2015년 1월 태어난 오삼이는 같은해 10월 지리산에 방사됐다. 오삼이는 2017년 6월 지리산이 아닌 수도산에서 발견되면서 유명해졌다. 2018년 5월에는 대전~통영고속도로 생초나들목 인근에서 버스에 치이는 사고를 당해 크게 다쳤지만, 수술을 받고 회복됐다.

오삼이는 덕유산 권역(덕유산~가야산~수도산~민주지산)에서 주로 활동했는데, 지난 3월 29일 겨울잠에서 깬 이후 지난달 11일부터는 충북 보은군과 경북 상주시 등지에서 활동했다.

오삼이는 사고뭉치이기도 했다. 작년과 2021년 반달가슴곰이 일으킨 재산피해 76건 가운데 68%인 52건을 오삼이가 일으켰다. 지난달에는 충북 옥천군의 한 농가에서 벌통 6개를 부순 뒤 꿀을 먹고 달아나기도 했다.

오삼이는 포획 과정에서 숨졌다. 국립공원공단에 따르면 지난 13일 낮 오삼이가 상주시 민가와 경작지 인근에 출몰한 것이 목격됐다. 같은 날 밤엔 민가에서 100m 떨어진 곳까지 접근했다. 이에 피해가 우려됐고, 오삼이 활동을 추적할 발신기 배터리 교체도 필요한 상황이었다. 공단은 지난 4월부터 오삼이를 포획해 발신기를 교체하려고 시도해왔다.

지난 13일 마취총에 맞은 오삼이가 갑자기 도망쳤다. 이후 계곡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오삼이가 버찌와 오디 같은 열매를 먹으며 머물던 곳 인근이었다. 발견 직후 심폐소생술 등 응급 처치를 실시했으나 결국 숨졌다. 공단은 오삼이가 마취되는 중에 이동하다가 힘이 빠지면서 계곡 쪽으로 쓰러져 익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부검으로 정확한 사인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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