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족의 부활?…2030 생애 첫 부동산 구입 늘었다

이태희 기자 2023. 6. 14.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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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성구의 한 전세 아파트에서 거주 중인 A(35)씨는 최근 소형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저렴한 매물을 수소문했다.

집값 하락에 이어 주택담보대출 금리까지 낮아지자 그동안 모아둔 자금을 털어 아파트를 매수하는 속칭 '영끌(영혼까지 끌어 대출)'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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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성구의 한 전세 아파트에서 거주 중인 A(35)씨는 최근 소형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저렴한 매물을 수소문했다. 집값 하락에 이어 주택담보대출 금리까지 낮아지자 그동안 모아둔 자금을 털어 아파트를 매수하는 속칭 '영끌(영혼까지 끌어 대출)'에 나선 것이다. A씨는 "전세 보증금과 모아둔 자금, 주담대 등을 끌어 모으면 간신히 아파트를 매수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지금이 아니면 전세에서 탈출해 자가를 보유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고 생각해 집을 구매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 지역에서 아파트를 매입하는 20-30대 청년들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 집값 하락과 대출 규제 완화, 금리 인하 등 삼박자가 맞아 떨어지자 청년들이 내 집 마련에 나선 것이다.

다만 이같은 청년들의 아파트 매입이 향후 가계대출 폭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1분기 대전 지역에서 소유권 이전 등기 신청을 완료한 집합건물(오피스텔·아파트·연립주택·다세대주택 등) 가운데 생애 첫 부동산 매수자는 총 276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4분기 생애 첫 매수자(1517명) 대비 82% 가량 증가한 수치다.

생애 첫 부동산 매수가 늘면서 청년층의 부동산 매수도 자연스레 오르고 있다. 올 1분기 생애 첫 매수자 중 20-30대 청년층은 모두 1530명으로, 845명에 불과했던 직전 분기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최근 매매 가격 하락과 더불어 정부의 규제 완화 등으로 청년들이 아파트 매입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KB부동산 데이터허브를 보면 지난달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87.21로, 5대 광역시(90.52)에 비해 3.31% 포인트 낮았다. ㎡ 당 매매 평균 가격도 지난해 7월 509만 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속적으로 하락, 지난달 439만 원까지 떨어졌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도 한 몫 했다.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한을 지역과 주택가격, 소득에 상관없이 80%로 완화했다. 대출 한도도 기존 4억 원에서 6억 원으로 확대했으며, 12억 원 이하 주택을 매수하는 생애 첫 주택 구매자에겐 소득 기준을 따지지 않고 200만 원 한도로 취득세를 면제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주담대 금리도 낮아지는 추세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이달 초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3.910-6.987% 수준으로, 하단 금리가 3%대에 진입했다. 지역 내 영끌족의 주담대가 급증한 이유다. 올 1분기 지역 예금은행 주담대(말잔)는 총 13조 3137억 원으로, 지난 분기(13조 2650억 원)와 견줘 4870억 원 증가했다. 집값 상승기였던 지난 2021년 3분기(13조 5447억 원) 수준까지 쫓아온 셈이다.

그러나 영끌족의 등장이 가계대출 확대로 이어져 경제 위험 요인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정재호 목원대 부동산금융보험융합학과 교수는 "2년 전 영끌 현상은 부동산 가격의 폭등에 따른 심리적인 불안으로 성행한 반면, 현재 영끌족은 집값 하락과 청년 위주의 규제 완화가 이뤄져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며 "1-2년 전보다 주택 가격이 떨어진 상태라 안심할 순 있으나, 앞으로 경기 악화 또는 주택 가격 하락세가 유지된다면 지역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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