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의 ‘말대꾸’는 일을 잘 하고 싶어서가 아닐까

한겨레 2023. 6. 14.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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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방송을 보면 기성세대와 엠제트(MZ)세대의 차이, 특히 직장에서 일하는 방식의 차이로 많은 논쟁이 있는 것 같다.

단순히 일할 때 이어폰을 끼고 일해도 되는지 안 되는지와 같은 작은 주제부터 업무를 처리하는 방식의 차이까지, 더 나아가 직장에서 일하는 이유와 목적도 달라 보인다.

기성세대는 직장에 자기 인생을 걸고 모든 일을 회사에 맞춰 일한 세대인 반면, 요즘 세대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대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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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왜냐면] 김해식 | 핀란드 국립과학기술원 박사

요즘 방송을 보면 기성세대와 엠제트(MZ)세대의 차이, 특히 직장에서 일하는 방식의 차이로 많은 논쟁이 있는 것 같다. 단순히 일할 때 이어폰을 끼고 일해도 되는지 안 되는지와 같은 작은 주제부터 업무를 처리하는 방식의 차이까지, 더 나아가 직장에서 일하는 이유와 목적도 달라 보인다. 기성세대는 직장에 자기 인생을 걸고 모든 일을 회사에 맞춰 일한 세대인 반면, 요즘 세대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대로 보인다. 내가 한국, 일본, 유럽에서 20년 넘게 일하면서 느낀 문화의 차이가 지금 세대 간 문제와 맞닿아 있는 것 같다.

20여년 전 한국에서 직장생활 할 때 상사가 업무 지시하면 그에 대해 질문하는 직원은 없었다. “제가 왜 그 일을 해야 하죠?”, “그 일은 이렇게 하는 게 더 좋지 않나요?”, “그 일이 왜 중요하죠?”, “그 일이 내 경력 발전에 도움이 되나요?”와 같은 질문은 그때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저 지시대로 열심히 할 뿐이었다.

일본과 영국 런던에 있는 일본 회사에서 일할 때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직장 문화가 우리나라와 거의 유사한 일본에서도 상사가 지시하면 직원은 열심히 하는 것뿐이었다. 단지 런던의 일본 회사는 유럽 직장 문화가 섞여 있어서 일본 본사와 일을 할 때 조금 갈등을 보이기도 했다. 예를 들어 회의에서 의사 결정할 때, 일본 본사는 팀장만 대화와 토론에 참여하고 나머지 팀원들은 전혀 발언하지 않았다. 오직 팀장이 질문할 때만 대답할 뿐이었다.

10여년 전 핀란드에서 일하면서 질문하는 문화에 충격을 받았다. 대화하고 토론하고, 회의 끝나면 또 휴게실 가서 얘기하고 또 얘기했다. 처음에는 시간 낭비고 불필요한 과정이라 생각했지만, 지금까지 크고 작은 팀을 이끌면서 이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다. 20여년 전 한국에서는 하지 못했던 질문들을 여기선 젊은 팀원들도 한다. 리더의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는 그 질문에 하나하나 설명하고 팀원들을 설득하는 것이다. 물론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소요된다. 감정적으로 부딪힐 때도 있다. 하지만 그 긴 토론과 협의의 과정을 통해 팀원들이 왜 일을 하는지, 자기가 팀에서 어떤 역할인지, 어떻게 성장하는지, 왜 자기 일이 중요한지 등을 알게 되고, 큰 동력을 얻는다. 일을 잘하고 싶으니까 질문하는 거라는 것을 알게 됐다. 지금의 엠제트 세대도 같은 상황이 아닐까? 일을 잘하고 싶어서 질문했는데, 대화와 설득의 과정이 생략된다면 갈등은 쌓이는 게 당연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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