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많아질수록 가계 전체 소득 불평등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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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빨라지는 고령화가 우리 경제 전반의 소득 불평등 수준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고령층일수록 같은 연령집단 내 소득불평등도가 급격히 올라가는 모습을 보이는 만큼, 고령화 속도가 빨라질수록 전체 소득 양극화도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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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수준 좌우 생애 조건들 누적
60세 이상서 양극화 더욱 심화
은퇴 후 재취업 활성화 등 필요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손민규 연구위원과 황설웅 부연구위원은 14일 발표한 ‘우리나라의 인구 고령화와 소득 불평등’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연구진은 “가계의 연령집단별 소득 ‘타일지수’(Theil index)를 보면 전 조사 기간에 걸쳐 60세 이상 고령층부터 집단 내 소득불평등도가 급격히 올라가는 양상을 보였다”며 “이는 경제주체 간 상이한 교육수준 등 소득 수준을 좌우할 수 있는 생애 초기 조건들이 연령 증가에 따라 그 영향이 누적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타일지수는 소득 불평등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다.
실증 분석 결과에서도 고령화에 따라 동일 출생연도집단 내 가구 간 불평등도가 상승하는 ‘연령 효과’가 40대 중반부터 나타났고, 특히 은퇴 시기가 도래되는 50대 후반부터는 더욱 가파르게 상승했다. 연구진은 “고령층 인구 비중의 확대가 1996∼2021년 중 가계 전체 소득 불평등 상승의 약 30%를 설명한다”고 분석했다.
소득유형별로 60대 이상의 소득불평등도를 나눠 살펴보면 근로소득의 경우 법정 은퇴연령 도래로 노동시장에서 퇴장한 가구와 잔류 가구 간 양극화가 더욱 심화했으며, 임대소득 또한 축적된 보유자산의 격차로 고령층 내 소득 양극화의 중요한 요인이 됐다. 사업소득은 고령층 내 무수익·영세업자 비중이 크고 창업 대비 폐업률도 높아 사업성과의 가구 간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통계청 장래인구 추계를 토대로 소득불평등도의 경로를 전망한 결과, 향후 10년(2021∼2030년)간 연령효과에 따른 불평등지수 상승폭이 과거 20년(2001∼2020년)간 누적된 연령효과의 3분의 2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연구진은 “향후 고령화 속도가 빨라질 경우 우리 경제 전반의 소득 양극화가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집단 내 소득불평등도가 높은 고령층의 소득 격차를 줄이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고령층의 은퇴 후 재취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재교육 프로그램 및 일자리 연계 인프라 확충 등의 제도적 지원과 임금·근로시간 유연화 등 노동시장 구조 개편을 제시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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