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대기업 상대 4조6000억원 횡재세 걷는다

10억루블 이상 이익 기업
최대 10%까지 부과 계획
전쟁 장기화, 서방 제재로
재정적자 타개하려는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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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러시아가 자국 신흥재벌(올리가르히)들을 대상으로 횡재세를 총 3000억 루블(약 4조6000억 원) 규모로 걷는 계획을 공개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정부재정이 석유·천연가스 판매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서방 제재로 급감한 반면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은 길어지면서 압박을 받자 기업들에 압박을 한 것으로 보인다.

FT는 러시아 정부가 전날 2021년 이후로 연 10억 루블(약 151억 원) 이상 수익을 낸 기업을 대상으로 이익의 최대 10%를 일회성 횡재세로 부과하는 법안 초안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영국 더 타임스는 “법안이 이제 '유명무실한 기관'으로 전락한 의회로 넘어가 승인만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화한 전쟁과 서방 제재 여파로 심한 재정적자에 시달림에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올해 1분기에만 2조4000억 루블에 달하는 재정 적자를 봤다. 재정지출은 1분기에만 전년동기대비 34% 증가한 8조1000억 루블을 기록했다.

안드레이 벨루소프 러시아 제1부총리는 이번 횡재세 징수가 기업들이 먼저 제안해서 추진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FT는 “이번에 걷힌 세금이 당장 전쟁 자금으로 쓰이지는 않겠지만, 대기업에 대한 러시아 정부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영향력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미 러시아 세수의 45%를 책임지고 있는 석유·천연가스 업체들의 추가적 세금부담이 만만찮다. 가즈프롬의 경우, 가스 수출에 대한 새로운 세금으로 향후 3년간 1조 8000억 루블을 지불할 예정이다. FT는 러시아 올리가르히들이 이 법안을 무산시키기 위해 지난 몇 달간 로비를 벌여왔다고 전했다.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