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트럼프 법원 출석에 둘로 나뉜 美, 찬·반 시위대로 북새통

박영서 2023. 6. 14.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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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연방법원 앞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상을 들고 시위하고 있습니다. AP 연합뉴스

국가 기밀문건 불법 반출 혐의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기소인부 절차를 위해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연방법원에 출석했습니다. 이날 연방법원 인근에는 트럼프 지지자들과 반대자들의 시위가 펼쳐졌습니다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 35분(미 동부시간)께 자신이 소유한 마이애미의 트럼프 내셔널 도럴 골프클럽에서 법원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검은색 양복에 빨간색 넥타이를 메고 나온 그는 건물 밖에 나와 차에 타기 전에 자신을 촬영하는 방송 카메라를 향해 미소 지으며 손을 흔들어 인사했습니다.

그가 하룻밤을 묵은 골프클럽과 마이애미 연방법원은 비교적 가까워 출발 후 20여분 만인 오후 2시께 법원에 도착했습니다. 이동 중에는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의 철통같은 경호를 받았습니다.

법원으로 이동하면서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 "오늘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가장 슬픈 날 중 하나", "법원으로 가는 중. 마녀사냥!!!"이라는 글을 올렸지요. 그는 차량이 법원 앞으로 들어서자 자신을 기다리는 수백명의 지지자들을 향해 차 안에서 연신 손을 흔들었습니다.

이날 마이애미 법원 앞은 트럼프 지지자들 수백명과 반대 진영 시위자들이 운집해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이들은 법원 주변 곳곳에서 이번 기소를 놓고 시비를 가리며 서로 말싸움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이 법원 주위를 빽빽하게 둘러싸고 삼엄한 경비를 펼치면서 별다른 물리적 충돌이나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트럼프는 죄가 없다", "트럼프가 이겼다", "트럼프를 지지한다" 등의 구호가 적힌 깃발과 피켓을 흔들고, "U.S.A"를 반복해서 외치며 시위했습니다. 반면 그를 반대하는 이들은 그가 2016년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겨냥해 퍼부었던 '그녀를 감옥에 가둬라'(Lock her up)는 말에 빗대 "그를 감옥에 가둬라"(Lock him up)라고 적은 피켓을 들고 맞불 시위를 벌였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탄 차량이 법원 앞에 나타나자 죄수복 무늬의 옷을 입은 한 남성이 "트럼프를 감옥에 가둬라"라는 팻말을 들고 도로 가운데로 뛰어나왔다가 경찰의 제지를 받고 끌려가기도 했습니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원 내에서 검찰 수사관에게 체포된 뒤 지문을 날인했으며, '머그샷'은 찍지 않았습니다. 이어 그는 오후 2시 48분께 기소인부 절차를 위해 법정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기소인부 절차는 본격적인 재판에 앞서 법원이 피의자에게 자신의 혐의 인정 여부를 묻는 절차를 말합니다. 기소인부 절차에서 트럼프는 팔짱을 끼고 얼굴을 찌푸린 채 몸을 구부리고 앉아 있었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습니다. 그는 변호인을 통해 자신에 대한 혐의를 전면으로 부인하면서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기소인부 절차는 45분가량 진행됐고, 이 절차를 진행한 조너선 굿맨 판사는 그가 도주 위험이 없다고 판단해 석방했습니다.

법원에서 나온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마이애미의 유명 쿠바 레스토랑을 깜짝 방문했으며, 식당 안에서 수십 명의 지지자들과 악수하고 사진도 찍었습니다. 한 지지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해피 버스데이"라며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어떤 생일에는, 우리가 통제 불능의 정부를 갖는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방법원에 출석한 이날은 그의 77번째 생일(6월 14일) 하루 전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국방 관련 기밀 정보를 의도적으로 보유한 혐의와 사법방해 등 모두 37건의 법을 위반한 혐의로 지난 9일 기소됐었지요. 미국 역사상 전·현직 대통령이 연방검찰에 의해 형사 기소돼 체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백악관은 이번 법원 출석에 대해서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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