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이식 컨테이너로 물류혁신 한 번 더 도전"

최형창 2023. 6. 14.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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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전 도입된 팰릿은 생산·물류 현장에서 근로자를 육체적 혹사에서 해방시켰습니다. 앞으론 팰릿에 장착된 센서를 활용해 인공지능(AI)으로 제품이 오가는 동선을 분석해 물류 효율을 더 높일 생각입니다."

물류센터나 공장 등에서 물자를 쌓아 놓는 받침대인 팰릿은 흔한 존재다.

초창기엔 팰릿풀을 이해하지 못한 생산·물류 현장에서 여전히 인력작업에 의존할 때가 많았다.

40년간 꾸준히 노력한 끝에 팰릿풀시스템은 국내 산업·물류 현장에 깊이 뿌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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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륜 로지스올그룹 회장
30만개 기업에 물류장비 대여
1984년 화물 받침대 '팰릿' 도입
근로자 건강 지키고 작업효율 높여
AI로 물자 흐름 추적하는 팰릿
회송운임 75% 줄이는 컨테이너 개발
글로벌 물류 게임체인저 '야심'
서병륜 로지스올그룹 회장이 14일 서울 마포 본사 사무실에서 물류 개혁 구상을 밝히고 있다. /강은구 기자


“40년 전 도입된 팰릿은 생산·물류 현장에서 근로자를 육체적 혹사에서 해방시켰습니다. 앞으론 팰릿에 장착된 센서를 활용해 인공지능(AI)으로 제품이 오가는 동선을 분석해 물류 효율을 더 높일 생각입니다.”

물류센터나 공장 등에서 물자를 쌓아 놓는 받침대인 팰릿은 흔한 존재다. 물과 공기처럼 당연하다고 여겨질 뿐 소중함을 느끼긴 쉽지 않다. 하지만 인력 대신 지게차로 팰릿을 옮기고, 표준화된 규격의 팰릿이 트럭과 컨테이너에 적재되면서 물류 효율은 비약적으로 높아졌다. 서병륜 로지스올그룹 회장은 1980년대 초 국내에 ‘팰릿풀시스템’(화물의 받침대인 팰릿을 표준규격으로 통일해 기업 간에 공동으로 이용하는 제도)을 최초로 선보이며 산업현장의 풍경을 바꾼 인물이다.

14일 서울 마포 집무실에서 만난 서 회장은 한국 물류 시스템을 바꿨다는 과거의 ‘업적’보다는 새로운 구상을 설명하기 바빴다. 로지스올그룹은 팰릿과 컨테이너 등을 기업에 대여하는 사업 등을 통해 지난해 매출 2조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을 비롯해 농산물, 식음료, 석유화학, 자동차, 전자 등 전 산업에 걸쳐 30만여 개 고객사를 두고 있다.

서 회장은 1984년 물류연구원을, 1985년 한국파렛트풀을 세우며 국내에 팰릿풀 시스템을 소개했다. 대우중공업에서 지게차 판매를 담당하다가 해외에서 ‘화물 받침대’인 팰릿을 표준화해 공동으로 사용하는 팰릿풀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을 눈여겨봤다. 처음에는 일본 회사에서 중고 팰릿을 빌려서 렌털사업을 시작했다.

팰릿 도입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초창기엔 팰릿풀을 이해하지 못한 생산·물류 현장에서 여전히 인력작업에 의존할 때가 많았다. 팰릿을 적용해도 받침대로나 쓰기 일쑤였다.

가장 어려웠던 것은 표준화였다. 서 회장은 “물류표준화와 물류공동화 실현이 가장 어려웠다”며 “국가 단위의 거대한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고,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물류 생태계를 만드는 일이 쉬울 리가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기업별로 제각각이던 포장 용기 컨테이너와 물자 적재용 팰릿을 도로 폭과 화물트럭 제원, 컨테이너 규격 등을 고려해 국가 표준규격으로 바꾸는 작업을 주도했다.

40년간 꾸준히 노력한 끝에 팰릿풀시스템은 국내 산업·물류 현장에 깊이 뿌리내렸다. 로지스올은 플라스틱 팰릿풀 사업자로는 규모와 이용 고객 수에서 세계 최대 수준이다. 서 회장은 “계열사인 한국파렛트풀은 2700만 개의 플라스틱 표준 팰릿을 보유하며 연간 1억 개를 공급·회수한다”며 “물자를 표준화된 용기와 팰릿에 쌓아 움직이게 하는 유닛로드시스템 분야에선 세계 3위 규모”라고 설명했다.

변화도 끊임없이 모색하고 있다. 그는 “팰릿에 사물인터넷을 적용해 빅데이터를 수집하면 물자가 언제 어디로 가는지 예측할 수 있다”며 “생산·판매 스케줄을 효율적으로 짜고 전자태그(RFID)칩으로 물자 흐름을 추적·관리하는 것은 미래의 일이 아니다”고 했다. 접이식 컨테이너인 ‘폴드콘’ 개발도 하고 있다. “컨테이너가 비면 단순 인력작업으로 4분의 1 높이로 접을 수 있는 폴드콘은 회송 운임의 75%를 절감하고 작업 속도를 네 배로 증가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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