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센 거절했던 한미약품 기술 머크에 팔아 '1조 잭팟' 청신호

김지희 기자(kim.jeehee@mk.co.kr) 2023. 6. 1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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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美 머크에 기술이전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
FDA 패스트트랙 품목 지정
허가·상용화땐 기술료 대박

한미약품이 2020년 미국 머크(MSD)와 체결한 초대형 기술수출 계약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한미약품이 기술이전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에피노페그듀타이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허가부터 시판까지 전폭 지원하는 패스트트랙 대상 품목으로 지정되면서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가 상용화에 성공해 글로벌 NASH 치료제 시장 선점 경쟁의 주도권을 잡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14일 한미약품에 따르면 FDA는 최근 머크가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에피노페그듀타이드를 패스트트랙 대상 품목으로 지정했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인슐린 분비와 식욕 억제를 돕는 GLP-1 수용체와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이중 작용제다. 앞서 2015년 당뇨·비만 치료제로 글로벌 제약사 얀센에 9억1500만달러에 기술수출됐다가 4년 만에 권리가 반환됐다. 이후 2020년 8월 NASH 치료제로 머크에 다시 기술이 이전됐다.

이번 패스트트랙 지정으로 에피노페그듀타이드 상용화를 향한 기대감도 한층 높아졌다. 패스트트랙은 중증 질환 치료제 등 주요 분야 신약을 조기 공급하기 위해 마련된 절차로, 가속 승인과 우선 심사를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 두 방식 모두 신약 허가 심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머크는 오는 21일부터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유럽간학회(EASL)에서 에피노페그듀타이드 임상 2a상 결과를 구두로 발표한다.

이달 내로 임상 2b상을 개시하겠다고도 예고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에피노페그듀타이드 임상 2a상 결과와 FDA의 패스트트랙 지정으로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계약에 따라 한미약품이 머크에서 1조원 규모 마일스톤 기술료를 수령할 가능성도 커졌다. 한미약품과 머크의 계약 규모는 최대 8억7000만달러(약 1조1000억원)다.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 1000만달러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은 에피노페그듀타이드의 임상 개발 및 허가, 상업화 단계에 따라 수령한다. 제품 출시 이후에는 별도 로열티(경상 기술료)도 받을 예정이다.

권리가 반환된 한미약품의 신약 후보물질이 새 적응증으로 '반전 드라마'를 쓰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최근 한미약품은 2019년 일라이릴리에서 권리가 반환된 자체 개발 신약 후보물질 '포셀티닙'의 후속 개발을 지속해 혈액암 치료제로서 개발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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