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긴 음식이 암 위험을 높이는 이유…음식 'DNA'에 있었다

박정연 기자 2023. 6. 14.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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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김 요리와 같이 높은 온도에서 조리된 음식을 먹는 것이 암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이유를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고열로 조리하는 과정에서 손상된 식재료의 DNA가 체내로 유입되면 기존 DNA와 결합해 손상을 입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릭 쿨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연구팀은 쥐 실험에서 음식물을 통해 신체에 유입된 DNA가 기존 DNA 손상을 일으키는 것을 확인하고 연구 결과를 13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ACS 중앙과학'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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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탠퍼드대
게티이미지뱅크

튀김 요리와 같이 높은 온도에서 조리된 음식을 먹는 것이 암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이유를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고열로 조리하는 과정에서 손상된 식재료의 DNA가 체내로 유입되면 기존 DNA와 결합해 손상을 입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손상된 DNA는 암을 비롯한 다른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유전자 기능 변형을 일으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에릭 쿨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연구팀은 쥐 실험에서 음식물을 통해 신체에 유입된 DNA가 기존 DNA 손상을 일으키는 것을 확인하고 연구 결과를 13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ACS 중앙과학'에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인간이나 동물은 음식물을 먹을 때 식재료의 DNA를 함께 섭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500g의 쇠고기 스테이크에는 약 1g의 소 DNA가 담겨있다. 

연구팀은 음식물 섭취를 통해 유입되는 DNA가 신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 실험을 실시했다. 쇠고기, 돼지고기, 감자를 100도의 물로 15분간 끓이거나 220도의 불판에서 20분간 구운 다음 이들 식재료에 담긴 DNA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확인했다.

분석 결과 모든 식재료에서 DNA 손상이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흔하게 나타난 손상은 DNA를 구성하는 주요 염기인 사이토신이 다른 염기인 유라실로 변화한 것이었다. 또 다른 주요 염기인 구아닌에서도 산소와의 결합이 일어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러한 변화를 거친 DNA에게선 모두 유전자 기능을 해칠 수 있는 독성이 관찰됐다.

손상된 DNA가 실제 암과 같은 질병 발병률을 높이는지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동물 실험을 실시했다. 손상된 DNA성분이 고농도로 포함된 용액을 1주일간 쥐에게 먹였다. 쥐의 각 신체 부위에서 세포를 채취한 뒤 DNA가 손상되면 형광반응을 일으키는 화학물질을 사용해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열에 손상된 DNA는 쥐의 체내에 있던 DNA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장에 위치한 세포에서 손상된 유전자가 변화하거나 기능이 저하되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연구팀은 “음식물의 소화가 일어나는 소장에서 DNA 손상이 더 많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쥐를 대상으로 한 이번 실험 결과가 인간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지 확인하기 위해선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후속 연구에선 더 다양한 식재료와 조리법이 DNA 손상을 일으키는지 확인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연구를 이끈 쿨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굽거나 튀긴 고온에서 조리된 음식이 건강상 위험을 일으킬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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