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정부 태양광’ 때리는 윤 대통령…재생에너지 위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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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 주력했던 태양광 사업과 관련해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에 "의사결정 라인 전반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하라"고 14일 지시했다.
전날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의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사업 전반 감사 내용을 토대로 전·현직 공직자 등의 비위 사실을 발표하자 윤 대통령이 추가 지시를 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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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윤석열 대통령이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 주력했던 태양광 사업과 관련해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에 “의사결정 라인 전반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하라”고 14일 지시했다. 전날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의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사업 전반 감사 내용을 토대로 전·현직 공직자 등의 비위 사실을 발표하자 윤 대통령이 추가 지시를 내린 것이다. 사실상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것으로 읽힌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어 윤 대통령의 이런 감찰 지시 사실을 공개했다. 대통령이 감사원 감사 내용을 토대로 대통령실 참모진에 추가 감찰을 지시한 것은 이례적이다. 감사원은 전날, 문재인 정부 당시 공공·민간에서 시행한 40㎿ 규모 이상의 신재생에너지 사업 중 특혜·비리 의혹이 있는 4건을 집중 점검해, 고등학교 동문에게 특혜를 준 의혹을 받는 강임준 군산시장, 퇴직한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 업체 관계자 등 38명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전임 정부 라인을 들여다보는 게 아니라, 태양광 비리와 관련된 라인을 들여다본다고 볼 수 있다”며 “중대 비리는 감사로 밝혀낼 수 있는 부분이 있고, 수사로 밝혀낼 수 있는 부분이 있고, 감찰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 이번엔 감사원에서 감사했지만, 미처 하지 못했던 부분이 공직 감찰 차원에서 이뤄진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감찰 결과에 따라 해당자 징계를 요구할 수 있고, 법 위반이 명백하면 수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감찰 대상은 주로 문재인 정부 때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 관여했던 공무원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감사가 최종적으로 종료되지 않은 시점에, 대통령이 직접 별도의 감찰을 지시한 배경엔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임 정부의 ‘실정’을 드러내고 부정·부패를 잡겠다는 현 정부 기조를 부각해 정국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는 것이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한겨레>에 “전 정부의 부정부패와 불공정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지지층 결집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주무부처인 산업부는 재발방지 대책 수립을 약속하면서도 이번 감사 결과가 개인 비리라고 선을 그었다. 강경성 산업부 2차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감사원 감사를 계기로 나타난 여러 문제점과 제도적 미비점, 사업 관리 부실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전반을 대대적으로 혁신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철저하게 수립하겠다”며 사과하면서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에 성실하게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 정부의 재생에너지 보급·확산 속도가 ‘과속’이었다고 저는 보고 있다”며 “대단히 빠르게 늘어나는 과정에서 부작용이 발견됐다”고 전임 정부를 겨냥했다.
이번 감사와 감찰을 계기로 지나치게 비리 문제만 부각되면서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이 후퇴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임재민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은 “재생에너지 사업이 갑자기 확대되다 보니, 수십개 되는 사업 가운데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도 “재생에너지를 총괄하는 과들이 1년 가까이 감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실질적인 업무를 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기민도 기자 key@hani.co.kr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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