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노조에 경종 울린 민노총 탈퇴 도미노 [사설]
포스코 양대 노동조합 중 하나인 포항지부 포스코지회가 민주노총 금속노조에서 탈퇴했다. 포스코자주노동조합으로 새 출발한 노조는 "특정 집단 하부조직 형태가 아니라 노동자를 위한 조직으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선언했다. 국내 최대 철강업체 포스코 노조가 가입 5년 만에 민노총과 결별한 것은 상징성이 크다. 노동자 권익은 뒷전이고 기득권 챙기기와 정치 투쟁에 몰두하는 거대 노조에 경종을 울린 것이다.
포스코지회가 '절차 미비'와 '총회 소집권 자격 시비'로 지난해 두 차례나 좌절됐던 민노총 탈퇴를 시도한 지 세 번 만에 이뤄낸 것도 의미가 작지 않다.
금속노조는 포스코지회에서 수억 원의 조합비를 받으면서도, 노조원의 권익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노조원들 사이에서는 "우리는 (금속노조의) ATM이 아니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지난해 태풍 힌남노 피해 당시 금속노조가 아무런 지원도 하지 않자 노조원 불만이 폭발했고, 작년 말 금속노조 탈퇴를 선언했다. 금속노조는 탈퇴 투표를 주도한 집행부를 제명해 행정 절차를 방해하는 등 탈퇴를 막으려 안간힘을 썼지만, 시대적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민노총 화섬노조 소속이었던 롯데케미칼 대산지회가 같은 이유로 지난달 민노총 탈퇴를 선언했고, 한국전력기술·한국은행·금융감독원·GS건설 등의 탈퇴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탈퇴 도미노는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법 위에 군림하며 정치 투쟁에 주력해 온 민노총의 자업자득이다. 노동자 권익 보호는 뒷전으로 미룬 채 반정부·반미 투쟁을 외쳐대는 모습에 노동자들이 등을 돌린 것이다. 월례비 요구, 회계 부정, 고용 세습, 불법 파업 등 공정과는 거리가 먼 모습에 국민의 염증도 커지고 있다. 정치적 목소리를 내지 않고 상급 노조 행보와 상관없이 노조원들 삶을 개선하겠다는 MZ 노조가 속속 등장하는 것도 민노총의 행태와 무관하지 않다.
민노총이 스스로 개혁하지 않고 정치 공세와 파업 투쟁으로 일관한다면 조합원 이탈은 가속화할 것이고 노동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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