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대사 막말 논란속 민주당 의원 방중 … 국민의힘 "조공·알현 외교 자처" 비난

지난 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는 모습.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5명이 중국 초청으로 방중 중인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민주당은 한중관계 개선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의 막말 논란이 불거진 상황이라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의힘은 '조공외교'라고 비난했다.

대책위 소속 김태년(위원장) 홍익표 고용진 홍기원 홍성국 의원은 중국 외교부 초청으로 지난 12일 베이징에 도착, 16일까지 중국에 체류하면서 중국 정·재계 관계자를 두루 만나 한중 관계 경색 극복 등을 논의한다. 이들은 그간 중국 외교부의 쑨웨이둥 부부장(차관급)과 회동하고,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외사위원회 등 관계자들도 잇달아 만났다.

대책위는 중국 측에 △중국 단체 관광객의 방한 규제 완화 △한국 기업의 중국 진출입 시 불공정 차별 대우 해소 △상호 관광·비자 확대 △문화·예술 분야 규제 완화 △인적 교류 확대 등이 담긴 요구사항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두달 전부터 계획된 일정이라며 "한중 관계가 좋지 않지만, 우리 기업과 경제에 중국이 중요한 만큼 관계 개선을 모색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점이 좋지 않았다. 최근 싱 대사가 이 대표와의 만찬자리에서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은 반드시 후회한다"고 말하는 등 과격한 발언을 했고, 이 대표가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아 굴욕을 당했다는 비판이 거센 상황이기 때문이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도 라디오에서 "싱 대사의 발언이 국가 간 해서는, 더구나 대사로서 해서는 안 되는 부적절한 발언 아니겠느냐"면서 "이 대표가 거기(발언)에 대해 좀 더 그 자리에서 문제점을 지적했어야 하지 않나 하는 아쉬움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민주당은 지난 2016년 8월에도 한국 정부의 북한 핵 미사일 대응용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 측의 경제보복을 우려한다며 초선의원 6인 방중했었다. 당시 중국 국제문제연구소 등 중국 측 한반도 전문가들이 한반도 사드 배치의 부당성 등을 집중 거론한 것으로 알려져 의원단이 사실상 정치적으로 이용당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번 방중에서도 중국측은 한국 정부에 '하나의 중국'과 관련한 한국 정부의 태도를 집중적으로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정부가 1992년 한중수교 당시 밝힌 '하나의 중국' 관련 입장과 달리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이 로이터 통신 인터뷰 등에서 '힘에 의한 대만해협 현상 변경 반대'를 강조하는 등 입장이 변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대한민국의 핵심 가치와 이익을 지켜야 할 공당이 자신들의 지지층 결집을 위해 무조건적인 정부 비난과 함께 외교 영역까지 이용하려다 중국에 역이용만 당한다"면서 "외세를 끌어들여 국내 정치에 이용하는 것은 '외환의 죄'를 범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중국의 심기를 살피기 위해 '조공', '알현' 외교를 자처하는 민주당의 모습을 보며 대체 어느 나라의 정당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대주의, 패배주의 의식에서 이제 벗어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임재섭기자 yj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