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동관 “또 딸인 것 같아 낙태 병원 소개받으려 했다”···이번엔 SNS 설화
“낙태병원 소개받으려 했지만 아내 설득”
딸 아닌 아들이란 말에 “그럴 줄 알았어”
시민단체 측 “남아선호사상 노골적 표현”
차기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이동관 대통령비서실 대외협력특별보좌관이 과거 셋째 자녀 임신과 관련해 “딸은 더 못 낳겠다는 푸념에 낙태할 병원을 은밀히 소개받으려 했다”는 내용의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남아선호사상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 특보는 2012년 5월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오랜만에 체취 어린 이야기 한 가닥 하겠다”며 “아래 사진의 막내는 제가 동아일보 특파원 시절 태어난 ‘메이드 인 재팬(Made in Japan)’이다”라고 적었다. 이 특보가 앞서 올린 게시글에는 이 특보의 두 딸과 막내아들 사진이 담겼다.
이 특보는 “임신 5개월쯤 됐을 때 집에 들어가니 아내가 펑펑 울고 있기에 사연을 물었더니 돌아온 답. 병원에 갔는데 ‘의사 선생님이 고추가 안 보인다며 딸인 것 같다고 하더라’는 얘기였다. ‘셋째 딸은 못 낳겠다. 이젠 낙태도 어려우니 어쩌냐’는 (아내의) 푸념에 시달리다가 고민 끝에 평소 알고 지내던 고명한 재일교포 의사를 찾아가 인생 상담을 했다”며 “물론 낙태할 병원을 은밀히 소개해달라는 것이었다”고 했다.
이어 의사와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이 사람아, 나는 딸이 다섯이네” “인생은 짊어진 삶의 무게만큼 보람이 있는 것” “그 어린 생명이 기특하지도 않나. 딸이면 어떤가. 키우다 힘들면 내게 보내게. 키워주겠다” 등의 말을 들었다고 했다. 이 특보는 “놀라 눈이 동그래진 내게 던져진 그 말씀이 제 인생의 큰 좌우명이 됐다”며 “만취해 귀가한 뒤 ‘(아이를) 무조건 낳자’고 집사람을 설득해 이름까지 지어 놓았다”고 했다.
이 특보는 “그런데 넉 달 뒤 어느 날 출산을 위해 서울로 간 집사람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아들이래요’. 제 답변은 요새 식으로 하면 ‘괴레(그래)? 내 그럴 줄 알았어’(였다)”고 글을 맺었다.
이 특보는 같은 주제의 글을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교 총장 재임 시절인 2015년 <월간에세이 4월호>에 기고했다. 다만 “낙태할 병원을 은밀히 소개해달라는 것이었다”는 대목은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딸인지 아들인지 확실히 알아볼 수 있는 길이 없는지 부탁하려던 것이다. 일본은 태아(성)감별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내 입장에서는 다른 수가 없었다”는 문장들로 대체됐다.
태아성감별은 당시 국내에서도 불법이었다. 성별을 이유로 한 임신중지가 사회문제로 떠오르자 정부는 1987년 의료법상 태아성감별 고지 금지 규정을 도입했다. 2008년 헌법재판소는 해당 규정에 대해 “성비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태아의 생명권을 보호한다는 측면에서 입법목적의 정당성은 인정된다”면서도 “의료인과 태아 부모의 기본권을 지나치게 제한한다”며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렸다.
임신중지 비범죄화를 위한 활동을 하는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남아선호사상이 노골적으로 드러난 글”이라며 “더 큰 문제는 해당 글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결국 낳고 보니 축복이더라’식의, 오히려 임신중지를 반대하는 측의 논리를 교묘히 활용한 점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 특보의 언론관, 역사관과 관련한 설화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 특보는 2016년 1월1일자 극동방송 ‘만나고 싶은 사람 듣고 싶은 이야기’에 출연해 2015년 박근혜 정부 당시 한·일 위안부 합의를 두고 “이번 합의는 현실적으로 얻어낼 수 있는 90%를 얻어낸 것”이라고 했다.
이 특보는 이 자리에서 “구라파에서 배 만들어서 신대륙을 발견할 때 우리나라 임금들은 궁녀만 데리고 그저 왔다 갔다 하지 않았냐. 이조 말에 나라가 망하면서 일본에게 (나라를) 뺏겼다고 하는 것은 우리가 약했기 때문”이라는 김장환 목사의 말에 “그런 의견에 대해서 비판하는 학자들도 있지만 저희 책임의 부분도 저희가 뼈아프게 반성을 해야 미래로 나아갈 수 있지, 모든 것이 남 탓이다 (하면 안 된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 특보는 2015년 12월 출간한 <도전의 날들>에서 ‘중도강화론’을 설명하며 “뉴라이트 운동이 당시 좌편향되었던 한국 사회를 좀 더 오른쪽으로 이동시켜 합리적 자유주의 가치를 사회 저변에 확산시키는 데 기여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2019년 6월 극우 성향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선 “보수 우파의 제대로 된 분들은 지상파를 보지 않는다”고 했다.
https://www.khan.co.kr/national/media/article/202306111016001
https://www.khan.co.kr/politics/politics-general/article/202306140811001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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