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크라운 크로스오버, 왕초보도 부드러운 코너링 … 日 '고급차의 왕' 이유 있네

박소라 기자(park.sora@mk.co.kr) 2023. 6. 14.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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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16세대 크라운 크로스오버 2.5ℓ 하이브리드. 한국토요타

도요타는 70년 전 플래그십 세단 이름을 왜 '크라운'으로 지었을까. 크라운은 1955년 도요타가 처음 대량생산한 상징적인 차다. 도요타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단종 없이 살아남은 차이기도 하다.

1950년대 일본에선 왕실 가족이나 고위 정부 관리자만 고급 자동차를 몰 수 있었다. 여기서 비롯된 이름이 바로 '크라운(왕관)'이다. 도요타는 호기롭게 '왕관'이라는 이름을 가진 고급 세단을 내놨다. 일본 기업 기술과 품질을 대표하는 고급 자동차로 만들겠다는 목표였다. 도요타 의도대로 크라운은 일본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세단이 됐다. 그러나 일본 밖을 나오긴 힘들었다. 크라운이 일본 내수 전용 모델이었기 때문이다.

드디어 크라운이 국경을 넘었다. 크라운이 글로벌 모델로 전환된 것이다. 무려 16세대 만이다. 이제 한국에서도 '왕관 엠블럼'을 단 신차를 볼 수 있게 됐다. 51년 만에 도요타는 한국에 16세대 크라운 크로스오버(세단+SUV)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했다. 2.5ℓ 하이브리드, 2.4ℓ 듀얼부스트 하이브리드 등 두 모델을 우선 내놨다.

지난 7일 강원도 인제에서 16세대 도요타 크라운을 처음 마주했다.

외관은 '내가 영화에서 봤던 그 크라운이 맞나' 싶었다. 일본에선 젊은 사람이 크라운을 끌면 부모님 차를 몰래 빌려 탄 취급을 받는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놀랍게도 16세대 크라운은 '아빠차' 느낌을 말끔히 지웠다. 누가 봐도 젊은 감각 '오빠차'다.

'이름 빼고 다 바뀐' 크라운을 시승했다. 강원도 일대를 도요타 크라운 2.5ℓ 하이브리드, 2.4ℓ 듀얼부스트 하이브리드 등 두 차량으로 왕복 160㎞를 달려봤다.

2.4ℓ 듀얼부스트 하이브리드. 한국토요타

먼저 탑승한 차량은 2.4ℓ 듀얼부스트 하이브리드 모델. 첫 느낌은 차가 묵직하면서도 주행감이 상당히 안정적이라는 점이었다.

특히 코너링이 인상적이었다. 구불구불 굴곡 많은 강원도 정선 도로가 꽤 오래 이어진 덕에 코너링 성능을 자세히 평가해봤다. 불과 초보 스티커를 한 달 전에 뗀 운전자가 며칠 새 코너링 실력이 늘었을 리 만무하다. 감속이 부드럽게 이뤄지면서 급한 코너 경사를 여러 번 지났음에도 조수석에서 노트북으로 작업하는 동승자에게 칭찬까지 받았다. 코너링에 자신감이 붙자 멀미도 잊은 채 도로가 계속 구불대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고속도로에선 속도를 내봤다. 부드러운 주행감은 계속되는데 액셀러레이터를 밟는 대로 계기판 숫자가 치솟아 올라가는 속도가 빨랐다. 2.4ℓ 터보엔진이 가진 348마력의 힘이다. 속도 제한이 없는 구간에서 160㎞까지 밟았는데, 믿기 힘들 정도로 부드럽고 조용했다. 진동·소음이 거의 없었다.

주행 보조 장치인 '도요타 세이프티 센스(TSS)'도 켜봤다. 고속도로에서 TSS 버튼을 누르고 잠시 핸들에서 손을 뗐다. 믿음직스럽고 안정적으로 속도를 유지했다. 차선도 제법 잘 맞췄다.

손가락을 까딱대며 주행 모드도 여러 가지로 바꿔봤다. 2.4ℓ 듀얼부스트 하이브리드는 △에코 △컴포트 △커스텀 △노멀 △스포츠S △스포츠S+ 등 무려 6가지 주행 모드를 지원한다. 연비엔 안 좋지만 스포츠 모드가 가장 운전할 '맛'이 났다.

2.4ℓ 듀얼부스트 하이브리드는 4륜구동에 도요타 e-엑슬 기반의 이-포 어드밴스트 시스템이 적용됐다고 한국토요타 측은 설명했다. 강력한 모터 출력을 내는 비결이라고 한다. 연비 향상을 높이는 배터리 구조도 적용됐다. 세계 최고 하이브리드 자동차 기술을 가진 도요타의 핵심 노하우가 '일본 고급차의 자존심' 크라운에 총집약된 것 같았다.

돌아오는 길엔 차를 바꿔 크라운 2.5ℓ 하이브리드 모델을 탑승했다. 듀얼 부스트 모델보다 한 급 낮은 차다. 성능이 더 뛰어난 2.4ℓ 듀얼부스트 하이브리드 모델을 먼저 경험하니 차이가 분명했다.

묵직함이 덜했고 승차감도 평범해졌달까. 듀얼부스트 모델에서 풀액셀을 밟아 느낀 감동이 이내 사그라들었다.

2.5ℓ 하이브리드 모델은 듀얼부스트 모델에 비해 출력은 떨어지지만 연비에 강점이 있었다. 2.5ℓ 하이브리드 모델은 복합 공인 연비가 ℓ당 17.2㎞, 듀얼부스트는 복합 공인 연비가 ℓ당 11.0㎞다. 주행 모드 수도 다르다. 2.5ℓ 하이브리드는 △에코 △노멀 △스포츠 모드 세 가지만 제공한다.

가격은 2.4ℓ 듀얼부스트 하이브리드가 6480만원, 2.5ℓ 하이브리드가 5670만원으로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

[박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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