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70, 놀라운 반응속도 … 자꾸 밟아보고 싶네

문광민 기자(door@mk.co.kr) 2023. 6. 14.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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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페달에 엔진이 즉각 응답
고속주행에도 실내 조용한 편

크기는 쏘나타·K5보다 작고, 가격은 그랜저·K8보다 비싼 차. 이리저리 가성비(가격 성능 대비)를 따지는 이들은 넘보지 못할 차. 여러 선택지를 두고도 홀린 듯 제네시스 G70을 구입하는 이들에겐 다 그만한 사정이 있겠다. G70은 G90·G80도 못 갖춘 독특한 매력으로 무장했다.

G70 운전석에 앉았다. 좌석 위치를 이리저리 조정해도 앉은 자세가 영 어색했다. 좌석에 몸이 폭 파묻힌 채 양손으로 운전대를 잡았다. 엉덩이가 땅에 붙은 듯 낮은 곳에 임한 운전자가 우러러보며 운전대를 잡는 자세는 마치 영화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에서 운전대가 종교적 상징으로 쓰이는 장면을 연상케 했다. 스포츠세단 G70은 변속기를 D단으로 바꾸기도 전에 첫 착석만으로도 자신의 존재 이유를 시사했다.

시승 거리는 총 95㎞. 경기 하남시에서 양평군까지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65㎞, 다시 양평에서 하남까지 돌아올 때는 최단 경로로 30㎞를 운전했다.

이번 G70 시승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엔진의 반응 속도다. G80에선 느끼기 어려운 G70만의 매력이다. G70의 가속페달은 운전자의 오른발만 주시하고 있다. 발끝을 까딱 움직이기만 해도 차는 튀어 나갔다.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설정한 상태에선 이 반응 속도가 극에 달했다. 발끝으로 가속페달을 누르고, 엔진에 유입된 공기가 연료와 만나고, 이 폭발력이 바퀴로 전달되는 과정이 지체 없었다. 속력을 끌어올릴 때도 G70은 용쓰는 느낌 없이 가뿐했다. 운전대를 잡고 있는 동안 잠깐만 다른 생각에 빠져도 제한 속도를 넘어서기 일쑤였다.

핸들은 얇고, 핸들링은 가벼웠다. 산길의 구불구불한 도로를 주행하는 동안에도 G70은 민첩하게 앞으로 나아갔다. 좌석 위치가 낮게 설정된 만큼 연속되는 굽은 길에도 차는 안정적으로 움직였다. 경쾌한 주행성능과는 대조적으로 실내는 조용했다. 직선구간에서 시속 100㎞ 넘는 속력으로 달려도 창밖 바람소리는 희미하게 들렸다.

연비도 양호했다. 하남에서 양평으로 향하는 65㎞는 에코모드로 주행했는데 연비는 ℓ당 12.3㎞를 기록했다. 스포츠모드로 양평에서 하남으로 돌아오는 30㎞는 ℓ당 11.1㎞로 측정됐다. 이번에 시승한 차는 19인치 타이어를 장착한 2.5 터보 사륜구동(AWD) 모델로, 공인 복합연비는 ℓ당 10.2㎞다.

작은 차체는 단점이다. G70은 사실상 2인승 차라고 보는 게 마음 편하다. 2열에 누군가를 태우기 위해선 1열에 앉는 이들이 최대한 앞으로 밀착해야 한다. 2023 G70 가솔린 2.5 터보의 최저 판매 가격은 이달은 4315만원(개별소비세 3.5% 적용 기준), 다음 부터는 4395만원(개별소비세 5% 기준)이다.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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