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2023] (5) 성균관대 정배권 “코트에서 많은 에너지 발산할 수 있다”

정다혜 2023. 6. 14.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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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들의 美생을 위해’ 2023 KBL 신인드래프트를 빛낼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자.
[점프볼=정다혜 인터넷기자] 다섯 번째 미생은 성균관대 주장 정배권(G/F, 186cm)이다. 발전을 위한 노력이 스며들어있는 그의 성장 과정을 살펴보자.

#우승을 밑거름 삼아 성장하다
정배권은 농구선수 출신인 외삼촌(現 광신방송예고 이흥배 코치)의 영향으로 경기장에 자주 방문했다. 농구를 접할 일이 많았지만, 운동신경이 부족했기에 크게 흥미를 보이진 않았다. 이런 그가 농구공을 잡게 된 이유는 초등학생 시절 또래보다 신장이 큰 편이었기 때문.

테스트 당시 득점하는 재미를 느낀 정배권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정식 농구를 했다. 그러나 시작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제가 뛰는 걸 너무 못해서 시작하자마자 그만둘까 생각했어요. 드리블도 특출나지 않았고 그만두고 싶었던 적이 많았죠.”

낯선 환경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그럼에도 그를 붙잡은 것은 ‘우승’이었다. 6학년 당시 KBL 총재배, 종별선수권대회, 윤덕주배 등 삼광초의 우승을 함께 했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많았지만, 우승의 재미를 느낀 것이다.

삼광초 동료들과 연을 이어가고 싶었던 정배권은 연계 학교인 용산중으로 향했다. 하지만, 1년 후 단대부중 전학을 결심했다. 이유는 두 가지였다. “워낙 잘하는 선수들도 많았고 당시 용산중 코치님이 저희 삼촌이었어요. 같은 팀에 가족이 있다 보니 불편한 것도 있더라고요.”

단대부중으로 터를 옮긴 정배권은 용산중과는 다른 훈련 체계에 당황하던 때도 있었다. 용산중이 체계적인 전술 훈련을 위주로 농구 했다면 단대부중은 농구를 처음 하는 선수들이 많았기에 기본기 훈련에 중점을 뒀다.

팀플레이보단 개인플레이가 주를 이뤘지만, 개인플레이가 많은 만큼 자유로운 농구가 가능했다. 코치의 칭찬과 믿음을 먹고 성장한 정배권은 기록적인 면에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3학년이 된 2016년. 제41회 협회장기 전국남녀중고 농구대회 남중부 임호중과의 예선전에서 34점 12리바운드 2어시스트 6스틸을, 제46회 추계전국남녀중고농구 연맹전 남중부 예선 계성중 상대로도 더블더블(24점 11리바운드 4스틸)을 기록했다.

#터닝포인트와 대기록
10대의 마지막 행선지로 용산고를 택한 그는 2학년 당시 큰 고민에 잠긴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대입의 압박이 2학년 말미쯤 생긴 것. 미래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던 그는 이세범 코치와 김경석 코치에게 조언을 구했다.

“코치님께서 저에게 ‘너는 충분히 열심히 하고 있고 잘하고 있다. 할 수 있는 것을 하면 네가 빛나는데 뭐하러 고민하냐’고 해주셨어요. 자신을 믿으라고 하셨죠. 그때가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였던 것 같습니다.”

두 코치의 조언 덕분이었을까. 고등학교 3학년이 된 그는 존재감을 뿜어냈다. 특히 협회장기는 그의 기억 속에 각인되어 있었다. 광주고 상대로는 31점 16리바운드를 폭발시키더니 예선 마지막 경기 대전고 상대로는 3점슛 12개를 터뜨렸다. 팀은 114-64 대승을 거뒀다.

정배권은 “전반에 슛감도 너무 안 좋았고 몸이 무거웠어요. 후반 들어선 우리 팀이 패스를 잘했고 코너에서 쐈는데 들어가기 시작하더라고요. 경기 끝나고 들었는데 그때 당시에 역대 3위 기록이었어요”라며 기억을 전했다.

슛에 있어서 자신감을 얻어 남은 대회에서도 득점과 궂은일을 도맡았다. 이후 그는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성균관대 진학에 성공했다.

#노력이라는 엔진
푸른 미래를 꿈꾸고 입학한 대학교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벽을 마주했다. 고등학생 시절 발목 부상이 잦았던 정배권은 또다시 부상을 당했고 재활로 1학년을 채웠다. 2학년이 돼서도 몸이 올라오지 않아 많은 시간을 소화할 수 없었다.

2년 동안 활약이 부족했기에 경기에 나서면 긴장이 우선이었으나 3학년이 된 그는 기본적인 것부터 다잡아갔다. “경기 중 팀 분위기가 처져있을 때 리바운드와 수비를 열심히 하면서 팀 분위기 올려주는 역할을 위주로 했어요. 감독님께서도 원래대로 하면 된다고 하시면서 조언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올해 정배권은 성균관대의 주장이 됐다. 그는 자신을 ‘노력하는 주장’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코트 위에서도 노력하는 선수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팀원들과 소통도 적극적으로 가져가며 팀을 이끌고 있고 올 시즌 성균관대가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짓는 데 큰 보탬이 됐다.

#분위기 반전의 선봉자
10대 시절 드리블과 스피드가 부족해도 슛 하나만큼은 장점으로 생각했다는 정배권. 그 자신감은 현재진행형이다. “장점인 슛이 있기 때문에 연습도 많이 해서 감각을 올리고 있습니다. 또 제가 코트에 들어가면 많은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기에 팀 분위기를 올릴 수도 있어요.”

또한, 농구공을 처음 잡았을 땐 낯선 환경에 주저했지만, 이젠 오히려 기대 요소가 많다고 답했다. “프로구단 분위기 자체도, 직업을 갖는 것에 대한 마음도 기대돼요. 지금 환경하고 많이 달라질 텐데 그게 가장 기대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본인을, 성균관대를 응원하는 팬들을 향해 감사 인사를 남기기도 했다. “팬분들에 대한 애정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저와 우리 팀을 응원해주셔서 감사해요. 항상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 내고 싶고 저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정배권은 팀이 어려운 상황에 놓일 때마다 슛과 리바운드로 분위기를 환기해왔다. 그의 ‘게임체인저’ 본능이 프로의 문을 두드릴 수 있을지 지켜보자.

#사진_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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