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AI 도전, 공포 아닌 기회

박정민 기자 2023. 6. 1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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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를 만든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지난주 한국을 다녀갔다.

일반인들의 언어를 듣고 곧바로 답을 내는 이 도깨비방망이 같은 AI 시스템에 세계가 열광하며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AI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어떻게 활용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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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민 경제부 차장

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를 만든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지난주 한국을 다녀갔다. 일반인들의 언어를 듣고 곧바로 답을 내는 이 도깨비방망이 같은 AI 시스템에 세계가 열광하며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사람들은 샘 올트먼의 짧은 방한 기간 중 엄청난 양의 질문을 쏟아냈고, 올트먼은 여기에 일일이 답했지만, 그래도 궁금증이 제대로 해소됐는지는 의문이다. 이미 챗GPT의 기능과 편의성은 기존 산업계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다. AI는 갖지 못할 것이라 믿던 인간의 창의성이 위협받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AI는 이제 일자리는 물론, 윤리, 인권, 저작권 등 기존 법질서에 도전하고 있다. 이런 도전에 대해 사람들이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공상과학소설의 거장 아이작 아시모프는 AI와 같은 신기술에 대한 인간의 두려움·공포를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가로 손꼽힌다. 미래 사회에 대한 그의 통찰은 이미 50여 년 전 쓴 작품에 고스란히 담겼고, 지금 현실화하고 있다. 그의 작품이 원작인 영화 ‘아이, 로봇’에선 ‘로봇 3원칙’이 나온다. 인간을 보호하기 위한 로봇 작동의 기본 원칙인데, 작품 속 AI 로봇은 이를 적극적으로 해석한 나머지 인간의 자기파괴적인 본성으로부터 인간을 지키기 위해 살인을 서슴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이런 소설 속 내용과 유사한 일이 현실에서 발생하기도 했다. 미국 공군의 AI 가상훈련 상황에서 AI 드론에 적의 지대공 미사일을 찾아 파괴하는 임무를 주었는데, AI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작전 수행에 방해가 되는 모든 사람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했다는 것이다. 지휘부가 ‘조종사를 죽여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지만, AI는 이를 거부한 뒤 폭격 중단 명령을 내리는 인간 조종사를 사살하고, 통신탑마저 폭격했다. 명령을 잘못 해석한 AI가 인간을 살해하는 치명적 실수를 저지를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올 만하다.

그렇다고 AI를 거부할 수 있을까? 두렵다고 이를 막아서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얼마 전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은 ‘타다’ 경영진을 보며, 막연한 두려움이 어떻게 혁신을 망쳤는지를 다시금 떠올린다. 당시 택시업계는 타다에 대해 ‘법 틈새를 악용한 불법이며, 혁신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본질은 기존 택시산업이 타다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를 두려워했다는 것이다. 택시업계의 집단적 저항과 택시기사들의 분신에 떠밀려 지난 정부는 급히 새로운 규제를 만들어 타다를 막는 우를 범했다. 새로운 시장 참여자와 기득권 간의 갈등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변화를 두려워하면 생존이 어렵다. 막연하게 두려워할 게 아니라 변화의 흐름에 맞추고, 변화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AI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어떻게 활용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AI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면 이해 관계자들과 논의·숙의를 거치되, 그 규제는 최소화하는 것을 전제해야 한다. 기존 시장 참여자들에 대한 설득·합의 과정과 이들의 효율적인 재배치 등도 정책적으로 고려돼야 한다. 이런 모든 변화는 다소 불편하거나 갈등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하지만 죽는 것보다는 변하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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