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서방 우크라 지원에 무기고 비어…한국도 곧 고갈"(종합)

김민수 기자 박재하 기자 2023. 6. 14.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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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호우카 댐 붕괴는 우크라와 미국 탓, 곡물협정 탈퇴 고려 중"
"추가 동원령 없을 것…전쟁 끝내기 위해선 서방 우크라에 무기 지원 중단해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종군기자와의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3.06.13/뉴스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박재하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반격 작전 도중 서방 국가에서 지원받은 장비의 최대 30%를 잃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한 탓에 무기고가 바닥을 드러냈다며 이제는 한국과 이스라엘도 곧 재고가 고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매체들을 종합하면 이날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취재하는 러시아 종군기자 간담회를 열고 "그들(우크라이나)의 손실은 재앙이라고 할 수 있는 수준이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지난 4일 시작됐다며 "우크라이나는 지금까지 서방에서 지원받은 장비 160대를 잃었는데 이는 전체의 25~30%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전차 54대를 잃었지만, 일부는 수리해서 다시 사용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인명 피해도 러시아보다 10배는 더 많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4개 전선으로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군 반격을 두고 "적군은 어느 지역에서도 성공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방산업이 무기를 생산하지 못하고 있고,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이미 "모든 무기고가 바닥을 드러냈기 때문에" 서방이 현재 우크라이나 분쟁으로 인한 부담을 견딜 수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이 하루에 155mm 포탄 5000~6000발을 소비하고 있지만, 미국은 고작 한 달에 약 1만5000발을 생산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국과 이스라엘만이 (무기 재고가) 남아 있지만 그것도 곧 고갈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6일 우크라이나 카호우카 댐이 폭파되면서 7일 인근 케르손 지역에 대홍수가 발생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카호우카 댐 붕괴는 우크라와 미국 탓…곡물협정 탈퇴 고려 중"

푸틴 대통령은 지난 6일 우크라이나 카호우카 댐 붕괴의 책임을 우크라이나와 미국에 돌리기도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미국에서 받은 하이마스(HIMARS·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 미사일로 댐을 의도적으로 공격했다"며 "(댐 파괴)는 러시아 영토에도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우리는 이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화학 부대가 카호우카 수력발전소 댐 파괴로 인한 피해를 제거하는 데 관여할 것"이라며 "주민을 돕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처를 하고 있으며, 보건부와 연방 의료-생물학 기관이 동참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침수 피해 주민들이 "러시아의 법과 기준에 따라" 지원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공격이 잇따르는 것에 대해서는 계엄령을 도입할 필요가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접경 지역에) 만약 공격이 계속된다면 우리는 공격이 본토에 도달하지 않게 우크라이나 내에 '예방구역(sanitary zone)' 지정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열화우라늄탄을 제공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를 언급하며 "만약 우크라이나가 열화우라늄탄을 사용한다면 우리도 똑같은 탄약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열화우라늄탄은 우라늄을 농축하는 과정에 발생한 열화우라늄을 탄두로 해서 만든 전차 포탄을 일컫는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M1 에이브럼스 전차를 열화우라늄탄으로 무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또 흑해 곡물협정에서 탈퇴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유럽은 우크라이나의 최대 곡물 수입국이며 우크라이나는 이를 통해 외화를 벌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5월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바흐무트의 파괴된 건물 지붕에서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의 병사들이 국기와 깃발을 흔들며 점령을 환호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추가 동원령은 없다…바그너와 같은 민간조직의 법적 지위 보장할 것"

푸틴 대통령은 제2의 부분동원령이 내려질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전쟁에 추가적인 동원령인 필요 없다"고 답했다.

최근 전선에 깊숙히 개입 중인 러시아 민간군사 조직 바그너 그룹의 지위에 대해선 "우리는 모든 것을 상식, 즉 법에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국가 두마와 국방부에 모든 것을 법에 따라 시행하도록 요청했다"며 "우리는 모든 자원 단체와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 계약에 따라 바그너 그룹과 같은 민간군사조직이 국가로부터 사회적 보장과 적절한 법적 지위를 제공받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불가피한 것이었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러시아가 수십 년 동안 우크라이나의 경제를 지원해 "먹여 살렸다"면서 그 대가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라는 경고장을 받았다고 말했다.

러시아 종군 기자들은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 당국이 우크라이나가 자행했다고 주장하는 일련의 "테러 공격"에 대해 왜 러시아가 대칭적인 대응을 하지 않았는지 질문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합법적인 국가이고, 우크라이나는 그렇지 않다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4일 (현지시간) 도네츠크의 바흐무트에서 우크라이나 군 전차가 러시아 군 진지를 향해 발포를 하고 있다. 2023.6.6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우린 협상 거부한 적 없다…서방이 우크라에 무기 공급 중단해야"

러시아 RTVI 소속 종군 기자인 예브게니 포드두브니는 푸틴 대통령에게 '특별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컫는 러시아 측의 표현)의 목표가 경과에 따라 어떻게 변하고 있나'라고 질문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아무것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우크라이나의 반격 이후 러시아의 계획에 대해 "오직 얼굴을 맞대고"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지도부가 치명적인 손실을 깨닫고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해야 할 것"이라며 러시아가 향후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평화적 해결로 이어질 수 있는 협상을 거부 한 적이 없다"며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미국이 제3차 세계대전으로 확대될 수 있는 우크라이나 분쟁의 확대를 두려워하지 않는 척하고 있을 뿐이라며 "만약 3차 대전이 일어나면 미국을 포함해 승자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는 서방이 궁극적으로 러시아를 이길 수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종군기자들과 만나고 있다. 2023.06.13/뉴스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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