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경계경보에 "공무원의 이해할 수 있는 실수"

▲ 시의회 본회의장 들어서는 조희연 교육감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31일 새벽을 뒤흔든 서울시 경계경보 발령을 두고 "실무 공무원의 이해할 수 있는 실수"라고 말했습니다.

오 시장은 13일 열린 서울시의회 제319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박강산 의원(비례)이 이번 사안이 오발령인지 과잉 대응인지 묻자 "오발령도 과잉대응도 아닌, 제입장에서 보면 실무 공무원의 이해할 수 있는 실수"라고 답했습니다.

또 "지금껏 말은 못했지만 서울시 공무원은 다른 시도 공무원에게 없는 트라우마가 있다"며 "가깝게는 이태원, 멀리는 과거 20년 전 이철수라는 사람이 귀순하는데 제때 경계경보를 발령 못해 직원 4명이 직위해제된 경험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태원 사건 이후 (서울시 공무원들에게) 무대응보다는 적극 대응하는 것이 낫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덧붙였습니다.

민주당 임규호 의원(중랑2)은 경계경보 발령과 이태원 참사 등을 거론하며 "시장이 책임진 적 있느냐"고 따졌습니다.

오 시장이 "제도개선이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책임을 지라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말해달라"고 되묻자 임 의원은 "정치적인 결단"이라며 사퇴를 언급했습니다.

오 시장이 "사퇴가 책임지는 자세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선을 긋자 임 의원은 "(오 시장이) 대체 무슨 책임을 졌는지 시민께서는 판단할 거라 생각한다"고 각을 세웠습니다.

전날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의 시정연설 허용 문제로 파행했던 시의회는 이날도 결국 조 교육감의 시정연설 없이 회의를 재개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시정질문에 앞서 원내대표의 의사진행발언 시간을 달라고 요구했으나 의사봉을 쥔 국민의힘 소속 남창진 부의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소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남 부의장은 "의사진행발언은 검토해서 회의 중에 하겠다. 허가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아니라 오늘 중, 할 수 있는 시간에 하려는 것"이라며 민주당 측의 의사진행발언 요청을 보류했습니다.

그러나 민주당 측은 "원내대표의 의사진행발언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교섭단체를 무시하는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의사진행발언 논란은 오후에도 이어졌습니다.

오후 본회의 시작과 동시에 '의사진행발언을 받아달라'는 민주당 측의 질타가 이어졌고 결국 국민의힘과 민주당에서 1명씩 10분간 의사진행발언을 하기로 했습니다.

민주당 대표로 나온 송재혁 대표의원(노원6)은 "교육감 시정연설이 마음에 안 든다면 다른 형태로 지적하거나 대응할 수 있는 일"이라며 "10시간 가까이 시의원을 볼모로 (회의를) 공전시킨 건 명백한 의장의 전횡"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뒤이어 나온 국민의힘 김종길 시의원(영등포2)은 "책임이 조희연 교육감에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며 "예산 설명은 뒷전이고 의회와 정책 갈등이 있는 이슈에 대해 본인 입장 설파하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맞받아쳤습니다.

조 교육감은 이날 본회의에서 "왜 그런 내용을 연설문에 넣었냐고 비판할 수 있겠지만 이는 통상적인 것"이라며 "(이번 일은)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에서 예산 국정연설을 하는데 김진표 의장이 내용을 보고 어느 부분을 빼라, 그렇지 않으면 발언 기회를 안 준다고 하는 것과 같다"고 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