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작렬]후쿠시마 모금으로 '어려운' 일본 돕자

CBS노컷뉴스 홍제표 기자 2023. 6. 14.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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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임박한 가운데 우려와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막을 방도는 보이지 않는다.

한국 내 '적전분열'은 일본 측 주장이 침투하기에 더 없이 좋은 토양이다.

결국 찬반 진영의 유‧무해성 주장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일본이 방류 밸브를 여는 날만 속절없이 기다려야 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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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등 반대에도 귀 막은 일본…현실적으로 해양 방류 막기 힘들어
日, 경제논리로 최대 100배 싼 방류 선택한 듯…탱크 저장 등 대안 무시
동일본 대지진 성금 이어 '방류 저지' 모금으로 日 압박하는 아이디어
편집자 주
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노컷뉴스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 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 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입니다. 때로는 방송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따스한 감동이 '작렬'하는 기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13일 제주시 노형동 주제주일본국총영사관 앞에서 진행된 '일본 핵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제주 범도민대회' 집회 현장에서 시민들이 욱일기를 찢고 불태우고 있다. 고상현 기자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임박한 가운데 우려와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막을 방도는 보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가장 이웃한 피해국가인 한국은 똘똘 뭉쳐 반대해도 힘이 부족할 판에 여야의 입장이 갈렸다.

야당 의원 때인 2021년 4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규탄 결의안을 냈던 박진 외교부 장관,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등의 태도가 180도 달라져서다.


한국 내 '적전분열'은 일본 측 주장이 침투하기에 더 없이 좋은 토양이다. 아니, 현 여당에는 이미 '오염처리수'로 바꿔 부르자고 하거나 '방사능 괴담' 정도로 눙치며 먼저 길을 닦는 사람도 있다.

이런 상황에선 한국 내 85% 반대 여론이 아무리 절박하게 위험을 경고하고 중지를 외쳐봐야 '비과학적' '반일 선동'이란 비아냥만 돌아올 뿐이다.

결국 찬반 진영의 유‧무해성 주장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일본이 방류 밸브를 여는 날만 속절없이 기다려야 할 공산이 크다. 인체 및 환경 영향을 더 떠들어봐야 통할 단계를 지난 셈이다.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전국 어민들이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투기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다. 류영주 기자


그렇다면 마지막 남은 지푸라기는 결국 돈밖에 없다. 일본 정부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해양 방류가 유일한 해법인 양 말하지만 거짓이다.

일본 경제산업성 산하 자문기관인 알프스(ALPS)소위원회는 2018년 후쿠시마 오염수의 다섯 가지 처분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여기에는 해양 방류 외에 수증기 방출, 수소 방출, 지하 매설, 지층 주입 방안이 포함됐다. 일본 시민단체에선 이밖에도 초대형 탱크 저장이나 모르타르 고체화도 추가 대안으로 제안했다.

이는 일본의 기술력이면 충분히 가능하다. 다만 문제는 방식에 따라 돈이 최대 100배 이상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가장 값싼 해양 방류는 34억엔, 가장 비싼 지층 주입은 3976억엔으로 추산됐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에 약 1천개의 오염수 보관 탱크가 나열되어 있다. 연합뉴스


경제대국 일본이 이 정도 푼돈 때문에 해양 방류에 나선 것이라면 분노를 넘어 슬픈 일이다.

어쩌면 되돌릴 수 없는 지구적 환경 재앙이 겨우 얄팍한 경제논리 탓이라면 이를 방조한 책임은 우리에게도 주어질지 모른다.

사실 한국은 이미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난 동일본 대지진 때도 역대 최대 규모인 1천억원의 성금을 건넸다. 

부자나라 일본을 위해 또 다시 모금한다는 게 황당하고 비상식적이긴 하지만 아쉬운 자가 우물을 파는 법이다. 

성숙한 세계 시민으로서 지구 환경과 미래 세대를 위해서라면 그 정도 돈은 쾌척할 국격이 우리에겐 있다고 본다.

솔로몬 재판의 '진짜 엄마' 심정으로 우리라도 돈을 낼 테니 부디 방류를 멈추어다오 일본에 부탁하는 것이다. 바라건대 일본이 여기에 성심껏 호응한다면 그야말로 진정한 '반 컵 외교'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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