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작렬]후쿠시마 모금으로 '어려운' 일본 돕자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편집자 주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노컷뉴스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임박한 가운데 우려와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막을 방도는 보이지 않는다.
한국 내 '적전분열'은 일본 측 주장이 침투하기에 더 없이 좋은 토양이다.
결국 찬반 진영의 유‧무해성 주장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일본이 방류 밸브를 여는 날만 속절없이 기다려야 할 공산이 크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日, 경제논리로 최대 100배 싼 방류 선택한 듯…탱크 저장 등 대안 무시
동일본 대지진 성금 이어 '방류 저지' 모금으로 日 압박하는 아이디어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임박한 가운데 우려와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막을 방도는 보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가장 이웃한 피해국가인 한국은 똘똘 뭉쳐 반대해도 힘이 부족할 판에 여야의 입장이 갈렸다.
야당 의원 때인 2021년 4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규탄 결의안을 냈던 박진 외교부 장관,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등의 태도가 180도 달라져서다.
한국 내 '적전분열'은 일본 측 주장이 침투하기에 더 없이 좋은 토양이다. 아니, 현 여당에는 이미 '오염처리수'로 바꿔 부르자고 하거나 '방사능 괴담' 정도로 눙치며 먼저 길을 닦는 사람도 있다.
이런 상황에선 한국 내 85% 반대 여론이 아무리 절박하게 위험을 경고하고 중지를 외쳐봐야 '비과학적' '반일 선동'이란 비아냥만 돌아올 뿐이다.
결국 찬반 진영의 유‧무해성 주장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일본이 방류 밸브를 여는 날만 속절없이 기다려야 할 공산이 크다. 인체 및 환경 영향을 더 떠들어봐야 통할 단계를 지난 셈이다.
그렇다면 마지막 남은 지푸라기는 결국 돈밖에 없다. 일본 정부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해양 방류가 유일한 해법인 양 말하지만 거짓이다.
일본 경제산업성 산하 자문기관인 알프스(ALPS)소위원회는 2018년 후쿠시마 오염수의 다섯 가지 처분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여기에는 해양 방류 외에 수증기 방출, 수소 방출, 지하 매설, 지층 주입 방안이 포함됐다. 일본 시민단체에선 이밖에도 초대형 탱크 저장이나 모르타르 고체화도 추가 대안으로 제안했다.
이는 일본의 기술력이면 충분히 가능하다. 다만 문제는 방식에 따라 돈이 최대 100배 이상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가장 값싼 해양 방류는 34억엔, 가장 비싼 지층 주입은 3976억엔으로 추산됐다.
경제대국 일본이 이 정도 푼돈 때문에 해양 방류에 나선 것이라면 분노를 넘어 슬픈 일이다.
어쩌면 되돌릴 수 없는 지구적 환경 재앙이 겨우 얄팍한 경제논리 탓이라면 이를 방조한 책임은 우리에게도 주어질지 모른다.
사실 한국은 이미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난 동일본 대지진 때도 역대 최대 규모인 1천억원의 성금을 건넸다.
부자나라 일본을 위해 또 다시 모금한다는 게 황당하고 비상식적이긴 하지만 아쉬운 자가 우물을 파는 법이다.
성숙한 세계 시민으로서 지구 환경과 미래 세대를 위해서라면 그 정도 돈은 쾌척할 국격이 우리에겐 있다고 본다.
솔로몬 재판의 '진짜 엄마' 심정으로 우리라도 돈을 낼 테니 부디 방류를 멈추어다오 일본에 부탁하는 것이다. 바라건대 일본이 여기에 성심껏 호응한다면 그야말로 진정한 '반 컵 외교' 아닐까 싶다.
- 이메일 :jebo@cbs.co.kr
- 카카오톡 :@노컷뉴스
- 사이트 :https://url.kr/b71afn
CBS노컷뉴스 홍제표 기자 enter@cbs.co.kr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빈 종이에 도장 먼저 '꾹'…이후 '상속포기 각서' 작성한 외삼촌
- 英 도심서 3명 흉기살해 사건…범행동기 조사중
- 변호해줬더니 7년후 기름통 갖고 찾아온 살인미수男…"스토킹, 징역 5년"
- 결혼식 참석 후 벌어진 참사…"강에서 선박 뒤집혀 약 100명 사망"
- 日오염수 방출 코앞…국회 온 어민들 "정부 뭐하나"
- '욱일기' 찢고 불태운 제주도민들…"日핵오염수 투기, 막아야 한다"
- "어민들 분노, 오염수 탓 천일염 폭등에 멸치 자숙도 못해" [한판승부]
- 오염수 방류에 日주민들도 반발, 국제사회도 목소리
- 전 재산 충북대 희사 전정숙 여사 별세…가족 부양하며 7천시간 봉사
- "비타민D 결핍에 청력 재검만 5년째…화재 나면 다 죽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