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 스타가 될래, 예술가가 될래?

박태환 대전예술고등학교 교사 2023. 6. 14.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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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떠도는 이모와 조카의 재밌는 일화가 떠오른다.

"이모는 커서 뭐 될거야?" "이모는 다 컸어." "그럼 이모는 뭐 된거야?" 조카의 순수한 질문에 이모는 아무 대답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청소부가 자신의 직업을 얼마나 가치 있고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대학원을 다니고, 좋다는 공연은 주머니를 털어가며 보기도 하였으며, 극단 생활을 하며 스스로 '예술가'라는 호칭을 당당히 말할 수 있기를 고대하며 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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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대전예술고등학교 교사

인터넷에 떠도는 이모와 조카의 재밌는 일화가 떠오른다. "이모는 커서 뭐 될거야?" "이모는 다 컸어." "그럼 이모는 뭐 된거야?" 조카의 순수한 질문에 이모는 아무 대답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웃픈 이야기가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10대 학생들의 장래희망을 보면 교사, 공무원, 전문직이 항상 상위권에 위치해 있다.

'이러한 직업들이 정말 학생 본인의 진로 탐색에 따른 직업일까? 아니면 어려서부터 벌써 현실에 눈을 뜬 것일까? 어쩌면 저 이모도 학생들 대다수가 희망하는 직업을 갖지 못해서 말하지 못한 것은 아닐까?'

1962년, 존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이 인류를 달에 보내기 위한 아폴로 프로젝트를 시찰하기 위해 미항공우주국(NASA)에 방문했다. 그곳에서 청소부를 만난 대통령은 "당신은 뭘 하고 있나요?"라고 물었다. 청소부는 "저는 인간을 달에 보내는 일을 돕고 있는 중입니다." 라고 대답했다. 청소부가 자신의 직업을 얼마나 가치 있고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필자는 연극을 전공하며 예술가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가고자 노력해왔다. 하지만 사회로 나왔을 때 예술가라는 호칭 대신 뚜렷한 직업이 없는 사람으로 보이기 마련이었다. 마음을 다잡고 '예술가'가 되기 위한 노력을 해나가기 시작했다. 대학원을 다니고, 좋다는 공연은 주머니를 털어가며 보기도 하였으며, 극단 생활을 하며 스스로 '예술가'라는 호칭을 당당히 말할 수 있기를 고대하며 살아왔다. 그러한 노력들의 과정 안에서 연기예술과 교사가 되어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대전예술고등학교는 음악, 미술, 무용, 연기의 네 개 전공과 관련한 예술 전문 지식과 실기력을 겸비해 글로벌 예술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현재 '2022 개정교육과정'에 따른 교과서 집필진으로 참여해 학생들이 예술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진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으며, 대전지역 학생들을 위한 연극 공연 제작을 위한 연습에도 매진하고 있다. 또한 보다 많은 학생들이 예술을 향유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교육청에서 진행하는 온라인 강의를 개설해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예술가가 되고자 하는 나의 다짐이 현재 진행형인 것처럼, 모든 학생들이 가치있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꿈을 이루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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