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칼럼] 시간 속의 건축물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가톨릭 대성전으로 천재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가 설계한 건축물이다. 고딕 성당의 전통 계승 및 독창적인 형태의 구조로 스페인의 랜드마크, 스페인의 세계유산이며 일명 '가우디 성당'이라고 불린다. 현재도 전 세계인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관광명소로서 1세기가 넘는 세월과 함께한 '시간 속의 건축물'로 가우디 성당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은 1882년에 착공해 141년이 지난 현재도 공사가 진행 중이며 가우디 사망 100주기인 2026년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137년의 세기 최장기 불법 건축물로서 가우디가 사망 후 미완성 설계도 및 생존하지 않는 가우디의 의도가 반영되지 않아 설계 도면을 이해하기 어려워 상당히 적은 공사 인원으로 진행되고, 또한 성당의 특성상 세밀한 공정을 거쳐야 하기에 공사 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충분한 인력, 자금과 함께 현대의 첨단공법을 적용했다면 오래 걸릴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역설적으로 성당 건축비의 상당 부분이 관람료로 충당되고 있는 사정이 또 하나의 관광명소의 스토리로 이어져 수많은 관광객의 관심이 더해져 관람료가 성당의 완성을 위해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 하나는 스페인의 내전 기간 동안 공사 중단, 정치적인 갈등 속에서도 가우디 성당이 철거되지 않고, 지금까지 완성을 위해 공사 되는 것은 스페인 정부, 국민 모두가 가우디 성당을 위한 염원과 노력이 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지금은 큰 자부심과 함께 세계적으로 오랜 시간 대표적인 시간 속의 건축물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의 시간 속의 건축물로는 조선의 왕조사가 고스란히 담긴 5대 궁궐인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경희궁이 한국의 역사이자 서울의 관광명소다. 대표적인 사찰건물로는 201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안동 봉정사 극락전이다. 신라시대의 사찰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로서 신라 문무왕 12년인 672년에 의상대사와 그의 제자인 능인대사가 창건한 사찰로 유명하다. 얼마 전 타계하신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방한 시 경북 안동을 방문해 들렀던 곳 중의 하나로 여왕과도 인연이 있는 사찰이다.
우리 고장 대전의 옛 충남도청사 본관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근대 문화유산으로 등록문화재이다. 대전근현대사전시관 및 구 충남도지사의 집무실이 개방돼 있어 최근 100년간의 대전의 역사와 발전상, 원도심의 다양한 모습들을 볼 수 있다. 본관 내부에는 다목적실이 있어 회의, 포럼을 하는 장소로 이용되며 건축, 디자인, 민속 등의 특별전과 순회전, 도청사 투어,음악회 등 문화복합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또한 '테미오래'는 충남도지사 공관을 포함해 공무원 관사로 사용됐던 밀집 주거지역이다. 과거에는 관사촌으로 불렸으나 2018년 공모를 통해 테미오래로 명칭이 변경됐다. 테미오래는 '테미로 오라'와 '테미의 오랜 역사'의 뜻을 담고 있다. 이처럼 옛 충남도청사와 테미오래는 대전의 구도심 중구에 위치해 대전의 투어 명소로 많은 사람이 찾고 보고 느끼는 시간 속의 건축물로 부각 받고 있다. 하나의 건축물은 그 나라의 문화, 경제, 정치, 사상, 종교 등 역사를 담고 있으며 시간 속의 건축물로 과거를 재현할 수 있고 현재와 비교를 할 수 있다. 단순히 건물 내·외부의 아름다움과 기술만 보지 말고 건축에 얽힌 배경과 당시의 문화양식 등 건축가의 작품 스토리를 파고들면 더 흥미롭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세계적인 건축물은 장인 정신으로 창의성, 예술성 등이 표현되며 건축가의 깊은 고뇌와 집념으로 탄생돼 '시간 속의 건축물'로서 누구나 찾고 싶은 명소가 될 것이다. 우리 고장 대전에도 '명품도시, 명품건물'을 위한 실행 키(key)가 클릭됐다.
변함없는 정책 속에서 천천히 끝까지 추진하다 보면 기대한 것이 현실로 나타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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