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춘추] 공연장의 시스템

윤진영 대전연극협회 회장 2023. 6. 14. 07:0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루마니아의 Targoviste에서 펼쳐지는 BABEL 페스티벌에 대전의 극단 새벽팀과 함께 참가하게 되었다.

인구가 채 10만 명이 되지 않는 조그만 도시인 이곳의 Tony Bulandra Theater라는 공연장에서 주관하는 공연 관련 페스티벌로 올해는 약 25개국에서 40여 개가 넘는 작품이 참가하여 예술적 기량을 선보이게 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윤진영 대전연극협회 회장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루마니아의 Targoviste에서 펼쳐지는 BABEL 페스티벌에 대전의 극단 새벽팀과 함께 참가하게 되었다. 인구가 채 10만 명이 되지 않는 조그만 도시인 이곳의 Tony Bulandra Theater라는 공연장에서 주관하는 공연 관련 페스티벌로 올해는 약 25개국에서 40여 개가 넘는 작품이 참가하여 예술적 기량을 선보이게 된다. 그런데 이 조그만 도시의 극장이 부러운 이유는 바로 자체에서 모든 것이 제작가능한 창작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팀의 공연에 필요한 Technical Rider를 보내주었는데 거기에 있는 사진을 보고 그대로 만들어 놓은 의자를 보면서 한국의 공연장은 왜 이런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을까 하는 의구심만 갖게 된다. 또한 한국팀이 공연할 곳이 그 극장의 공연장이 아닌 다른 공연장이라 프로젝터가 필요해 이야기하니 극장에 설치되어 있는 프로젝터를 떼서 다른 공연장에 달아주겠다고 이야기한다. 이런 시스템을 보면서 도대체 왜 한국은 이런 유연한 정책을 가지지 못할까 생각해 보는데 그 이유는 바로 한국의 공연장은 대관 위주의 운영을 하고 있어 장치제작소나 소품, 의상 제작소 등 별도 제작시설이 있는 공연장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작년부터 새롭게 건설하는 국립극장을 모든 것이 자체 제작가능한 명실상부한 국립극장으로 만들어 달라고 연극인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나 정부는 그저 또다시 대관 위주의 공연장만을 건설하려고 연극계의 목소리는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필자가 다닌 미국의 드라마스쿨을 잠깐 소개하면 연극과에서 사용하고 있는 공연장이 70석 규모 1개, 250석 규모 1개, 그리고 600석 규모 1개가 있었고 그 이후 더 큰 공연장이 하나 추가되었다고 하는데 이 학교 공연장에도 장치를 만드는 장치제작소가 있고, 조명 실험실이 있고 의상제작실과 소품실 등의 제작시설과 각종 마케팅팀 등의 조직을 가지고 있었다. 즉 모든 것을 자체 제작할 수 있는 제작시설을 갖춤은 물론 홍보 마케팅팀을 두고 1년에 약 15개에서 18개의 공연을 제작하고 있었다. 그런데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우리나라의 공연장은 어떻게 보면 반쪽짜리 공연장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의 어느 공연장이 자체적으로 장치를 만들고 출연자들의 의상과 소품을 만들어 공연하고 있는가? 왜 공연에 필요한 장치들보다 무대바닥과 공연장 시설물들이 더 소중하게 생각되어지고 있는가? 도대체 왜 우리 대한민국은 이런 반쪽짜리 공연장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