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통' 티빙, 변화의 지향점은…'수익성↑, 플랫폼 역량 강화'

변휘 기자 2023. 6. 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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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1위 티빙이 '성장통'을 겪고 있다.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경쟁으로 영업적자가 불어나는 가운데 구독자 규모 성장세는 당초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빠르게 확보하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고, 지난해 말 KT '시즌'과의 합병을 성사시키면서 '웨이브'를 앞선 국내 OTT 1위로 티빙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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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누적 적자 2000억원…양지을 대표 교체설
'콘텐츠 투자' 효율화…'500만 MAU' 기반 플랫폼 성장 나설 듯
양지을 티빙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진행된 '티빙X파라마운트+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티빙 2022.06.16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국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1위 티빙이 '성장통'을 겪고 있다.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경쟁으로 영업적자가 불어나는 가운데 구독자 규모 성장세는 당초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양지을 대표의 교체 가능성마저 불거졌다. 지속해서 오리지널 경쟁에 자금을 쏟아붓기보다는 '콘텐츠 플랫폼'의 지위를 강화해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을 택한 표정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양 대표가 올해 10월까지의 임기를 채우지 않고 다소 일찌감치 자리를 내려놓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티빙은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티빙의 적자 폭이 확대되는 가운데 전략 변경 차원에서 CEO(최고경영자) 교체가 거론된다는 분석이다.

양 대표는 2020년 6월부터 티빙을 이끌어왔으며, 같은 해 10월 티빙이 CJ ENM으로부터 분사해 출범한 이후 지금까지 대표직을 지켜왔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빠르게 확보하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고, 지난해 말 KT '시즌'과의 합병을 성사시키면서 '웨이브'를 앞선 국내 OTT 1위로 티빙을 이끌었다.

그러나 국내 OTT의 공통된 고민인 '수익성'에 발목을 잡혔다. '글로벌 1위' 넷플릭스에 맞서 OTT 간 치킨게임이 심화하는 가운데 시장점유율 유지를 위해선 콘텐츠 투자를 멈출 수 없지만, 제작비 상승으로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여기에 외형 확대를 위한 마케팅 비용 및 인건비, 역시 적자를 거듭해 온 KT 시즌 합병도 수익성 측면에선 마이너스로 작용했다.

실제로 티빙은 작년에만 119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 2020년 61억원, 2021년 762억원의 영업손실을 더하면 누적 2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모회사인 CJ ENM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돌입한 만큼, 자금 사정이 나빠진 티빙 역시 기존의 '오리지널 콘텐츠 확대'만을 고집할 수는 없는 상황이란 평가다.

이에 양 대표 스스로도 운영 효율성 제고의 필요성을 여러 차례 내비쳤다. CJ ENM의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양 대표는 "콘텐츠 투자비를 확대하는 대신 UI·UX(사용자 환경·경험) 개선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드라마 대비 제작비 부담이 적은 예능 콘텐츠 강화도 눈에 띈다. 최근 대표 오리지널 콘텐츠로 예능 '결혼과 이혼 사이2' '더 디저트' 등을 내세웠고, 연내 '마녀사냥 2023' '브로 앤 마블' 등 새로운 오리지널 예능 공개도 예고한 바 있다.

플랫폼 지위를 활용하는 전략도 눈길을 끈다. 신규 구독자 유입에는 '대박 드라마'가 가장 효과적이지만, 제한적인 자금 사정을 고려하면 '500만 MAU(월간이용자수)' 티빙의 플랫폼 파워를 활용한 파트너십 강화로 구독자를 유혹하는 방식이다. 차유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통신사(KT), 플랫폼(네이버)과의 파트너십 제휴를 통한 MAU 증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파라마운트+' '아마존프라임비디오' 콘텐츠의 국내 독점 공급 역시 제작비용을 절감하면서 구독자층을 확대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 양 대표 후임으로 물망에 오른 최주희 트렌비 사업총괄대표의 이력도 이 같은 티빙의 변화에 어울린다는 분석이다. 콘텐츠업계 한 관계자는 "최 대표가 과거 보스턴 컨설팅그룹과 디즈니에서 전략컨설팅을 담당했던 만큼 콘텐츠 사업에 대한 이해도를 갖췄고, 동시에 명품커머스 플랫폼 트렌비를 이끌어 온 만큼 티빙과의 '케미'도 어색하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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