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병역면제 대통령이 결단했어야[우보세]

유동주 기자 2023. 6. 14.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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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결단'만 하면 시행령으로 충분히 BTS에게 병역특례를 줄 수 있었다는 측면에서다.

그런 의미에서 전임 정권에서 BTS 병역 혜택 논란을 끝냈어야 했다는 생각이다.

대표팀 주장이던 홍명보 선수가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인 6월14일 포르투갈전 승리 직후 라커룸에 격려차 찾아온 김대중 대통령에게 "선수들 병역문제가 걸려 있는데 특별히 신경 써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직접 건의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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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그룹 방탄소년단(BTS) 데뷔 10주년을 하루 앞둔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인근에 10주년을 축하하는 대형 현수막이 설치돼 있다. 2023.6.1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맏형 '진'을 시작으로 군에 입대하고 있다. BTS에 대한 병역특례 허용 논란은 사실상 끝났다. 하지만 BTS 데뷔 10주년을 맞아 짚고 넘어갈 문제는 있다. 논란을 누가 키웠고 누가 방치했는지 짚어봐야 한다는 생각이다.

대중문화예술인 병역특례 이슈는 언제나 뜨거운 감자다. 미국 빌보드 1위 등 BTS가 그간 쌓은 업적은 타 분야 글로벌 1위 성취 못지않은 값진 결과였다. 경제적 기여도는 숫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10년간 42조원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 지속적인 활동을 보장하는게 국익에도 부합한다는 공감대가 큰 것도 사실이다.

병역특례가 필요하다는 입장에서 돌이켜 보면 대통령의 결정에 아쉬움이 남는다. 대통령이 '결단'만 하면 시행령으로 충분히 BTS에게 병역특례를 줄 수 있었다는 측면에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유엔(UN·국제연합) 행사를 비롯해 미국 등 주요국 방문 등에 BTS와 동행한 일이 잦았다. BTS 인기를 활용하지 않았다고는 말할 수 없는 대목이다. 그런 의미에서 전임 정권에서 BTS 병역 혜택 논란을 끝냈어야 했다는 생각이다. 당시 여당(더불어민주당)은 180석으로 어떤 입법도 가능했다. 대통령이 시행령을 바꾸거나 국회가 법률을 개정하면 가능했다는 얘기다. 결과적으로 두 헌법기관은 이 문제를 회피하고 군 당국에 책임을 미룬게 됐다.

2002년 월드컵에서는 대통령의 '결단'이 주목을 받았다. 대표팀 주장이던 홍명보 선수가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인 6월14일 포르투갈전 승리 직후 라커룸에 격려차 찾아온 김대중 대통령에게 "선수들 병역문제가 걸려 있는데 특별히 신경 써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직접 건의한 것. 김 대통령은 "국방 당국하고 협의해 좋은 소식이 가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이 발언은 생중계됐고 불과 나흘 뒤 실제로 시행령 개정으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김 대통령은 국방부·병무청·문화관광부 등과 관련 사안을 논의했으며 국무회의에 즉석 안건으로 올려 의결했다. 대통령의 '결심'으로 우리가 잘 아는 안정환·박지성·이천수·송종국·차두리 등 10명이 병역 혜택을 받았다.

국방부가 반대의견을 냈지만 여론조사를 거치는 그런 절차를 밟지 않았다. 반면 BTS에 대해선 대통령도 국회도 계속 눈치를 살폈다. 나중엔 누구의 눈치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국민 모두의 의사를 다 반영할 수 없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그래서 국민들의 의사를 대표하고 책임질 자리가 필요한 것이다. 민감한 사안의 결정이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으로 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병역특례는 50여년 된 제도다. 누군가는 이미 현역입대를 하지 않는다. 굳이 국제 콩쿠르 등 애꿎은 순수예술을 거론할 필요도 없다. 우리 주변 이공계 석·박사 상당수는 전문연구요원제도를 이용해 병역특례를 받았다. 과연 BTS가 지난 10년간 걸어온 길이 기업 연구소에서 병역을 대체하는 20대 연구진보다도 못하다고 할 수 있을까. BTS에 대한 병역특례 논란을 돌아보며 진정한 '형평·공정'의 가치 실현인지 물어보고 싶다.

유동주 기자


유동주 기자 lawmak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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