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가축전염병 감염, 백신만으로 막을 수 없다

관리자 2023. 6. 14.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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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0일 충북 청주 한우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것을 시작으로 10곳의 농장에서 추가로 구제역이 발생했다.

백신을 완벽하게 접종하고 농장의 차단방역 수칙을 준수함으로써 구제역 감염과 확산을 막을 수 있다.

매번 강조하지만 구제역뿐만 아니라 모든 가축 질병은 ▲방역당국의 해외 병원체 국내 유입 차단 ▲농가의 차단방역 준수 ▲올바른 백신접종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져야만 감염과 확산을 차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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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0일 충북 청주 한우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것을 시작으로 10곳의 농장에서 추가로 구제역이 발생했다. 4년여 만에 국내에서 구제역이 발병하면서 그동안 질병 발생을 막아 ‘구제역 백신접종 청정국’ 지위를 회복하고자 했던 노력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다. 이번 사태는 축산농가뿐만 아니라 방역당국과 가축방역 전문가들에게도 큰 충격을 줬다. 단순히 구제역이 발생해서가 아니다. 구제역 발생을 막기 위해 취해온 다양한 조치들 사이에 틈이 있었는데 이를 미리 알고 바로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일로 다시 ‘소를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을 하면서 몇가지 검토해야 할 사항이 있다.

첫째, 구제역 백신의 역할에 대해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구제역 백신으로 구제역 바이러스의 감염 자체를 막을 수 없다. 구제역 백신은 구제역 임상 증상을 완화하고 감염 확산을 막는 역할을 할 뿐이다. 감염을 막기 위해 농장에 차단방역 시설을 설치하고 각 농가가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일이 중요하다. 같은 맥락에서 구제역 백신 항체 양성률도 구제역 백신접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지표 중 하나로 참고해야 한다. 구제역 백신접종이 구제역 감염을 완전히 막아주는 게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백신을 완벽하게 접종하고 농장의 차단방역 수칙을 준수함으로써 구제역 감염과 확산을 막을 수 있다.

둘째, 축우농장·염소목장에서 차단방역 시설을 갖추고 방역수칙을 준수하는지 점검이 필요하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병하면서 가금농장의 방역 수준은 강화됐고,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면서 양돈장의 방역 수준 또한 개선됐다. 이전과는 많은 부분에서 차단방역 수준이 높아졌다. 하지만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특별한 질병이 발생하지 않았던 축우농장·염소목장은 그렇지 못했다. 차단방역 현실화가 필요한 대목이다. 특히 염소목장의 경우 개방형 축사에서 방목하는 염소의 특성상 공기로 전파되는 구제역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보다 세밀한 방역조치가 필요하다. 차단방역에 대한 이해와 시설 마련, 수칙 준수 등으로 방역환경을 갖춰야 한다. 이는 단순히 구제역을 막기 위해서가 아니라 축우농장과 염소목장을 위협하는 또 다른 새로운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셋째, 가축의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백신접종은 수의사가 해야 한다. 이번에 구제역이 발생한 농가 모두 백신접종을 농장주가 했고 이중 일부는 항체 양성률이 최소 기준치인 80%보다 현저히 낮게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지금까지 인력과 예산 부족이라는 현실적인 이유로 이런 문제들이 오랫동안 방치됐고 이번 상황을 만들었다. 수의사가 가축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상식이 현장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넷째, 방역 정책의 세심한 변화가 필요하다. 구제역 백신을 접종하지 않을 시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 외에 실제 백신접종률을 높일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백신접종 지원 대상 농가수를 늘리고 농장 전담 수의사가 백신접종을 관리하는 형태로 전환하는 것 또한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효과적인 방안이 될 것이다.

매번 강조하지만 구제역뿐만 아니라 모든 가축 질병은 ▲방역당국의 해외 병원체 국내 유입 차단 ▲농가의 차단방역 준수 ▲올바른 백신접종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져야만 감염과 확산을 차단할 수 있다. 가축 질병 방역은 우리 모두 제 역할을 충분히 할 때 효과를 발휘한다. 이런 당연한 사실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길 때다.

조호성 전북대 수의과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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