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먹고 배당먹고… ‘여름 보너스株’가 돌아왔다

권순완 기자 2023. 6. 14. 03:0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6곳 2분기 배당 결정, 17곳 이달들어 주가 상승

2분기(4~6월) 막바지인 이달 말 배당하는 이른바 ‘2분기 배당주’에 투자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달 말까지 해당 종목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면 배당금이 지급되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선 ‘여름 보너스’를 탈 기회인 것이다.

1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 가운데 이달 말에 배당하기로 결정한 기업은 에쓰오일, 신한지주, CJ제일제당 등 26곳이다. 추후 다른 기업도 분기 배당을 결정할 수 있어, 2분기 배당 기업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이들 26곳 기업 중 17곳(65%)의 주가는 이달 들어 지난 12일까지 상승했다. 전문 계측 기기 제조 업체 우진(8.4%), SK그룹 내 에너지·화학 계열 지주사인 SK디스커버리(7.9%) 등의 상승률이 특히 가파르다. 업계에선 “여름 배당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주가가 부풀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그래픽=백형선
그래픽=백형선

◇여름 배당주 65%는 주가 상승 중

상장사들은 통상 회계연도 말인 12월에 한 번 ‘결산 배당’을 하거나, 3·6·9월 말에 3차례 ‘분기 배당’을 한다. 결산 배당과 분기 배당을 모두 할 수도 있다. 그런데 배당 금액의 총량이 같다면, 일반 주주 입장에선 연간 3~4회에 걸쳐 나눠주는 게 유리한 측면이 있다. 배당을 받아 그때그때 발생하는 생활비 등 각종 비용에 충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분기 배당은 결산 배당에 비해 ‘주가 하락 효과’가 덜하다는 장점도 있다. 배당금은 배당기준일 기준으로 주식을 보유한 주주에게 지급한다. 즉, 배당기준일이 지나면 해당 기간의 배당금은 못 받게 되므로 주식의 매력도가 그만큼 떨어지고 이를 반영해 가격을 떨어뜨려 개장한다. 이를 ‘배당락 효과’라고 한다. 그런데 배당금을 연말에 몰아서 주지 않고 3~4번에 걸쳐 나눠주면, 다음 배당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주가 하락 효과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주주 권리 강화 차원에서 분기 배당을 실시하는 기업이 부쩍 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분기 배당을 실시한 기업은 2017년 14곳에서 작년 46곳으로 5년간 3배 이상이 됐다. 반면, 결산 배당을 실시한 기업 수는 1104곳에서 1173곳으로 증가율이 6%였다. 결산 배당이 아직 대다수이긴 하지만, 분기 배당 기업의 증가 속도가 빠른 것이다.

◇2분기 배당 기업, 5년 새 3배로

분기 배당 금액도 늘고 있다. 작년 2분기 배당금 총액은 4조475억원으로 2021년(3조8483억원)보다 5.2% 증가한 반면, 연말 결산 배당금은 같은 기간 31조59억원에서 29조3289억원으로 5.4% 감소했다. SK하이닉스, KB금융 등 주요 기업들이 작년 분기 배당 정책을 도입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는 현대차, 우리금융 등이 이르면 2분기부터 분기 배당을 실시할 예정이다.

2분기 배당금은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6월 말 배당 금액은 기업별로 통상 7~8월에 확정되기 때문에 정확한 액수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분기별로 비슷한 액수를 지급하기 때문에 추측은 가능하다. 분기 배당을 하는 신한지주는 지난 1분기(1~3월) 말 주당 525원을 배당했다. 만약 2분기에도 같은 금액을 준다면 시가(13일 종가 기준) 대비 약 1.5%에 해당한다. 1000만원어치 주식을 보유할 경우 15만원 정도를 ‘여름 보너스’로 받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 비율은 1% 안팎이다.

배당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배당은 기업이 벌어들인 현금을 나눠주는 것이기 때문에, 배당금을 주는 만큼 각종 신사업이나 연구에 투자할 재원은 줄어들게 된다. 한 증권 업계 관계자는 “기술력으로 승부를 봐야 하는 반도체 등 첨단 산업 종목들은 배당이 과도하면 오히려 성장 동력을 갉아먹기 때문에, 이익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금융사나 통신사 등을 배당 종목으로 보고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