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의 블리자드 인수 안돼”… 빅테크 저승사자, 가처분신청까지
최근 메타의’위딘’ 인수 못막아
입지 흔들리자 강공 밀어붙여
리나 칸 위원장이 이끄는 미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이하 블리자드) 인수에 적극 반대하고 있다.
FTC는 12일(현지 시각) “MS와 블리자드가 언제든지 거래를 완료할 수 있다고 하기 때문에 임시 금지 명령이 필요하다”며 연방법원에 인수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FTC는 작년 말 MS의 블리자드 인수가 게임 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침해할 것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는데, 이날 가처분 신청까지 한 것이다. MS는 당초 다음 달 18일까지 블리자드 인수를 완료할 계획이었다.
MS는 작년 1월 IT 업계 사상 최고액인 687억달러(약 87조4500억원)를 들여 대형 게임사인 블리자드를 인수하기로 했다. FTC는 그동안 “MS가 블리자드를 인수하도록 허용하면 경쟁사가 블리자드 콘텐츠를 제공받지 못하게 될 수 있다”며 반대했다.
미 컬럼비아대 법대 교수였던 칸 위원장은 2021년 바이든 행정부의 ‘빅테크 독점 금지 기조’에 따라 FTC 위원장이 됐다. FTC는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 격이다. 칸 위원장은 예일대 로스쿨 학생이던 2017년 아마존의 독점 행태를 분석한 논문을 발표하며 ‘아마존 저승사자’로 불렸다. 누구보다 빅테크의 독점 행위에 대해 잘 알고 있어 취임 초반 미 실리콘밸리 빅테크들은 바짝 긴장했다. 하지만 지난 3월 메타의 가상현실 피트니스 업체 위딘 인수를 막기 위해 FTC가 법원에 낸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고, 인수가 성사되자 칸의 입지는 줄어들었다.
상황이 이렇자 칸의 FTC는 MS의 블리자드 인수를 반드시 무산시켜 실추된 규제력을 되찾기 위해 인수 금지 가처분이라는 강수를 뒀다는 해석이 나온다. 주스트 반 드루넨 뉴욕대 교수는 “FTC는 그들이 여전히 규제 주도권을 갖고 있는지 확인하려 한다”고 했다. 현재 세계 각국 규제 당국은 MS의 블리자드 인수에 대해 엇갈린 결정을 내리고 있다. 영국 반독점 규제기관인 경쟁시장청(CMA)은 인수를 불허했지만, 한국과 일본, EU집행위는 인수를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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