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먹다 웃은 죄`…10대 소녀 무차별 폭행당해 `피범벅`

뉴질랜드 가게서 필리핀 소녀 공격 당해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있는 한 햄버거 가게에서 필리핀에서 이주해온 10대 소녀가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뉴질랜드가 충격에 빠졌다. 총리까지 나서 대책을 촉구했다.

13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크리스 힙킨스 총리는 오클랜드 북부 지역에 있는 맥도널드 밖에서 12세 소녀가 무차별 공격을 당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날 방송 프로그램에서 "뉴질랜드가 안전한 나라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끔찍한 사건은 용납될 수 없다"며 "이런 일은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진을 본 부모의 마음이 아플 것"이라며 "이런 형태의 행동은 사회에서 절대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찰은 14세 소녀가 이날 상해 혐의로 노스쇼어 지방법원에 출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녀 폭행 사건은 지난 10일 오후 오클랜드 북부지역에 있는 한 햄버거 가게에서 발생했다.

사건은 작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가족들은 딸이 학교 친구 3명과 맥도널드에서 음식을 놓고 이야기를 나누며 웃었을 뿐인데 다른 테이블에 있던 소녀 2명이 자신들을 보고 웃은 것으로 생각했는지 이중 1명이 다가와 사과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에 딸이 음식을 다 먹고 친구들과 밖으로 나오자 테이블에 다가왔던 1명이 따라 나와 다시 사과를 요구했고 사과를 했는데도 폭행을 했다고 가족들은 설명했다.

가해자는 소녀의 다리를 걷어차고 밀어 쓰러뜨린 뒤 얼굴에 마구 발길질을 했다.

가해자가 떠난 뒤 소녀는 엄마에 울면서 전화를 했고 현장에 도착한 엄마는 피범벅이된 딸을 발견하고 병원으로 데리고 갔다.

피해자는 사건 후 충격으로 학교 가는 것은 물론 외출도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필리핀에서 뉴질랜드로 가족들이 이주했다는 소녀의 언니는 그곳에서도 이런 일은 없었다고 분노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