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대통령 "러 전술 핵무기, 필요 시 주저 없이 사용"

"전술핵 배치, 러시아 요구 아닌 내 요청" 주장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모스크바=AFP 연합뉴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필요 시 전술 핵무기 사용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13일(현지시간) 말했다. 러시아의 전술 핵무기를 자국에 배치하는 것은 '잠재적인 침략자'에 대한 억지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면서다.

로이터와 AP통신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날 자국 벨타 뉴스통신사에 이같이 말했다. 앞서 러시아가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기로 한 것을 두고 루카셴코 대통령은 "핵무기 배치는 나의 요청에 따른 것이지, 러시아가 요구한 게 아니다"라며 "내가 먼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핵무기를 다시 받아야 할 '긴급한 필요성'이 있으며 그걸로 충분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고 주장했다. 최근 푸틴 대통령은 다음 달 7~8일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 배치 작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지난 3월 전술 핵무기 배치를 합의했다. 러시아의 핵무기가 해외에 배치되는 건 1991년 옛 소비에트연방 해체 이후 러시아가 시작한 해외 핵무기 국내 이전이 1996년 완료된 이후, 27년 만이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