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떨고 있니”…폭탄 짊어진 빚투족, 증시 훈풍에도 ‘벌벌’
주가 하락하며 반대매매行
지난달 1조 규모 사상최대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미수거래에 따른 반대매매가 1조원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한데 이어 이달에도 6거래일 만에 2729억원에 달했다. 일 평균 반대매매 규모는 이번달에도 481억원으로 지난달 (489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루 단위 반대매매 역대 최고액은 지난달 3일 기록한 597억원이다.
미수거래는 통상 증권사에 매수대금의 40%만 예치하고 주식을 사는 것을 말한다. 자기 돈 40만원(증거금)이 있으면 최대 60만원(미수금)까지 빌려 100만원어치 주식을 사는 식이다. 미수금을 이틀 후까지 넣지 않으면 증권사는 이튿날 고객이 보유한 주식을 자동으로 매도한다.
반대매매가 많은 것은 무엇보다 미수거래가 늘어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미수거래 규모는 올 4월에는 하루 평균 2000억원 수준이던 것이 이후 급증해 현재는 5000억원 전후에서 움직이고 있다. 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수거래는 주로 중소형주나 코스닥에서 많이 이뤄지기 때문에 대형주들이 지수를 끌어올리는 코스피와는 큰 상관이 없을 수 있다”면서 “장이 좋을 때는 그 기간에 많아질 수 있는 급등주를 보고 2~3일 동안 더 오를 것을 예상해 투자자들이 미수거래에 나서게 적극 나서게 된다”고 분석했다.
최근과 같은 큰 규모의 미수거래가 지속되던 건 지난 2006년과 2007년이다. 마찬가지로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보면 2006년과 2007년에는 하루 미수거래 금액이 1조원을 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2006년 1월에는 2조원을 넘기도 했다. 그러나 이때도 미수에 따른 반대매매는 많아봐야 하루 500억원 정도에 머물렀던 것에 비해면 최근에는 반대매매 비중이 크게 높아진 셈이다.
실제로 반대매매 비중도 계속 8~10% 사이에 머물고 있다. 4월말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 발 주가폭락 탓에 5월 초 16.4%에 비해서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4월중순에 비해서는 크게 높아진 수준이다. 반대매매 비중이 높아진만큼 공격적인 빚투로 손해를 보고 있는 투자자 역시 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인 주가 흐름에 편승하기 위해 빚을 활용한 투자에 나서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전문가들은 특히 반대매매가 늘 수록 연쇄 하락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예를 들어 A투자자가 미수로 거래한 B종목에서 증거금 부족이 나타났을 때 일차적으로는 B종목을 반대매매한다. 다만 B종목으로 증거금 부족분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증권사에서는 A 투자자가 보유한 다른 종목들까지 반대매매에 나선다.
5월초 CFD(차액결제계좌)발 반대매매 급증이 나타났을 때 갑작스럽게 하락하는 종목들이 많이 나타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보더라도 올 들어 하한가를 기록한 횟수는 59회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7배 급증했다. 2021년에 비해서는 1.8배에 달했다. 시장별로는 코스피 시장 상장 종목이 19번, 코스닥 시장 종목이 40번에 달했다. 그만큼 코스닥 종목들에서 급락이 많았다는 것이다.
다만 시장 전체적으로 신용거래융자는 4월 하순께 20조원을 넘어섰으나 현재는 18조 800억원 수준에서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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