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만 하면 1년 더"…벌써 132승, 장원준 현역 연장의 꿈도 보인다

김민경 기자 2023. 6. 13. 22:4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두산 베어스 장원준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창원, 김민경 기자] 5년 만에 퀄리티스타트까지 가는 길은 그리 험하지 않았다. 공 73개면 충분했다. 두산 베어스 베테랑 좌완 장원준(38)이 변치 않는 클래스를 계속해서 증명해 나가고 있다.

장원준은 1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73구 3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3승째를 챙겼다. 장원준은 올해 등판한 3경기 모두 승리해 선발 전승, 3연승 행진을 이어 갔다. 두산은 11-4로 대승해 2연승을 달렸다.

선발 3연승은 지난 2017년 9월 2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2018년 3월 25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1906일 만이다. 장원준은 지난 2018년 5월 5일 잠실 LG 트윈스전(6이닝 무실점) 이후 1865일 만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구속은 중요하지 않았다. 장원준은 이날 최고 구속 139㎞에 그쳤다. 막 1군에 올라왔을 때는 최고 구속 140㎞를 웃도는 공을 던졌지만, 이날은 140㎞를 넘는 공이 하나도 없었다.

느린 공으로도 NC 타자들을 제압하는 노련미를 경기 내내 보여줬다. 올해 새로운 무기로 장착한 투심패스트볼(36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슬라이더(21개)와 체인지업(14개)을 주로 섞어 요리해 나갔다. 구위로 압도하기 힘든 대신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활용하는 제구력을 앞세운 피칭으로 NC 타자들의 방망이를 끌어냈다.

전성기 때부터 돋보였던 위기 관리 능력은 여전했다. 장원준은 1회말 1사 후 서호처를 좌전 안타로 내보냈지만, 박민우를 2루수 병살타로 처리하면서 바로 흐름을 끊었다. 2회말도 마찬가지. 선두타자 박건우를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마틴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김성욱을 3루수 병살타로 돌려세우면서 이닝을 매듭지었다. 3회말을 깔끔하게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4회말이 최대 위기였다. 1사 후 서호철에게 좌익수 왼쪽 2루타를 내줘 이날 첫 장타를 허용했다. 이어 박민우까지 사구로 내보내 1사 1, 2루까지 몰렸는데, 박건우를 유격수 병살타로 잡으면서 퀄리티스타트의 발판을 마련했다.

5회말에도 선두타자 마틴을 우전 안타로 내보냈지만, 후속타를 내주지 않으면서 끝까지 마틴을 1루에 묶어뒀다. 6회말은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마무리하면서 무려 5년 만에 퀄리티스타트를 추가하는 기쁨을 누렸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장원준이 3경기 연속 완벽한 투구를 했다. 선발투수가 흐름을 잘 만들어준 덕분에 한 주의 시작인 화요일부터 기분 좋은 승리를 할 수 있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장원준은 "첫 등판 때보다는 마음이 편해졌다. 던지면 던질수록 어쨌든 결과가 좋게 나오다 보니까 자신감있게 던진 게 좋은 결과로 나오는 것 같다. (투구 수는) 내가 삼진을 많이 잡는 투수가 아니라 유리한 카운트를 빨리 만들어서 빠른 카운트에 승부를 보려고 하는 게 좋게 계속 흘러가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빠르게 승수를 쌓는 것과 관련해서는 "승에 대한 미련이 진짜 하나도 없는데, 야수들이 많이 도와줘서 계속 빠르게 승리를 챙기고 있는 것 같다. 지금 내가 몇 승을 해야지, 통산 몇 승을 해야지 이런 생각은 없다. 한 타자 한 타자 항상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아웃카운트를 늘려 가려고 한다"고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이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은퇴 기로에 섰던 장원준에게 한번 더 손을 내밀었다. 내민 손을 놓치지 않고 꽉 붙잡아 기회로 연결한 건 결국 장원준의 몫이었다. 지금처럼 김동주, 최승용 등 연건들에게 밀리지 않는 노련미를 마운드에서 계속 보여준다면 5선발 경쟁 생존은 물론 현역 연장의 꿈도 무리는 아니다.

장원준은 이와 관련해 "1군에서 내 공이 안 통한다고 느꼈을 때 그만두는 게 마음이 편할 것 같아서 그 마음으로 계속 버텼다. 이렇게만 한다면 1년 정도는 더 할 수 있는 것이고, 여기에서 멈추면 그냥 여기까지인 것이다. 지금은 내가 (선발 로테이션 구멍난 곳에) 들어가서 선수들에게 조금 휴식을 주는 게 내 임무라고 생각한다"며 계속해서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