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 (114) 광장의 여유

최주연 한국일보 기자 2023. 6. 13.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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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조수정(뉴시스), 최주연(한국일보), 구윤성(뉴스1), 정운철(매일신문), 김애리(광주매일)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폭풍전야, 광장은 한적하다.

민주노총 대규모 집회를 하루 앞두고 광화문 광장에는 경찰 버스가 골목골목 주차돼있다.

광장의 분수대에는 물놀이하는 아이들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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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조수정(뉴시스), 최주연(한국일보), 구윤성(뉴스1), 정운철(매일신문), 김애리(광주매일)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폭풍전야, 광장은 한적하다. 민주노총 대규모 집회를 하루 앞두고 광화문 광장에는 경찰 버스가 골목골목 주차돼있다. 광장의 분수대에는 물놀이하는 아이들로 가득하다. 바닥에서 솟아오르는 물줄기 사이로 기분 좋은 비명이 뛰어다닌다. 기분 좋은 오후다.

광장을 지키던 뻣뻣한 제복의 사나이는 슬며시 무릎을 접는다. 오후의 틈을 타 다리의 저릿함을 잠깐이나마 잠재워본다. 내일이면 시끄러워질 이곳에서 틈새 휴식을 즐긴다.

내일이 기대되지 않는 하루라 할지라도 살아갈 이유는 하루의 틈에서 발견할 수 있다. 휴대폰을 열어 소중한 이들의 얼굴을 꺼내보고, 배송될 택배의 현재 위치를 확인하며 오늘 하루를 버티는 가장 보통의 삶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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